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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의 이코노믹스] 상용화 앞둔 DCEP, 알리페이·위챗페이 넘는다

중국 디지털 통화가 가져올 변화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금융학과 교수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금융학과 교수

세계적으로 디지털 화폐 개발이 가속하고 있다. 주요국에서는 이를 중앙은행의 법정 디지털 통화(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이를 (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라고 한다. 명칭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중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내놓은 디지털 형식의 전자결제용 위안화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DCEP는 한마디로 ‘디지털 위안화’라고 보면 된다. 현금을 대체하는 디지털 버전의 통화다. 따라서 현금이 쓰이던 모든 상황에서 DCEP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 디지털 위안화 보급에 박차
법적 강제성 있어 결제 거절 못해
해외 사용 가능하고 위조 불가능
비트코인 급등 배경으로도 꼽혀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 화폐만 대체할지 은행에 예치된 통화까지 확대될지에 따라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통화는 민간이 보유한 M0부터 일반예금을 포함한 M1, 정기예금을 포함한 M2 및 전체 유동성을 포함하는 M3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의미는 디지털 위안화에도 이자를 지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갑 속에 들어 있는 현금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자가 붙지 않는다.
 
디지털 위안화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없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핵심 경쟁력은 막대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며, 여기에 DCEP 기능도 나중에 탑재될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은 알리페이·위챗페이를 통해 일반인에게 DCEP를 분배할 수도 있고, 자체의 지갑 앱을 개발해 직접 분배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중앙은행의 자체 지갑 앱은 알리페이·위챗페이 같은 제3자 지불결제 기관과 경쟁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이 상업은행 및 제3자 지불결제 기관을 통해 DCEP 분배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를 보면 기존 전자결제 앱 비즈니스의 대체를 원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디지털 화폐 보급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의 알리페이와 사용 편의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속성은 법정통화이고, 발행기관이 중앙은행이라는 점에서 알리페이 같은 전자지불 수단이 대체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코노믹스 그래픽

이코노믹스 그래픽

첫째, 디지털 위안화는 국가가 직접 배포한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지폐와 효력이 같다. 그 가치는 국가가 보증하고 안심할 수 있다. 알리페이 같은 전자결제 계좌에 있는 자금은 파산위험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끊임없이 파산 사건이 터졌던 개인 간 금융(P2P) 플랫폼에 투자된 자금과 본질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제3자 전자결제 기관의 계좌에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
 
둘째, 디지털 위안화는 법적 강제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디지털 위안화로 월세를 지불하려고 할 때 집주인이 “나는 DCEP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거절하면 안 된다. 알리페이 같은 지불결제 수단은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안 받는다고 하면 방법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위안화는 악의적 공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떠한 네트워크 통로를 통해서도 거래가 변조되는 것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상황의 통로를 마음대로 개설할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의 결제도 허용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 위안화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DCEP 지갑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셈이다.
  
손바닥 보듯 통화 흐름 통제 가능
 
개인의 삶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지갑이 필요 없게 된다. 굳이 카드나 증서를 넣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디지털 위안화가 일상화되면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많은 장소에도 굳이 현금을 갖고 갈 필요가 없다.
 
사실 개인보다 국가 차원에서 더 큰 편의가 많다. 예를 들면 디지털 위안화의 결제 정보는 개인은 물론 시중은행조차 조사할 수 없지만, 중앙은행은 통화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 부정부패 척결, 돈세탁 방지, 또는 이같은 거래 자료를 입수해 후속 경제전략을 마련하는 효과까지 편익이 적지 않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전염병 등이 유행하게 되면 일반 국민이 종이 화폐를 사용하지 않기에 효과적으로 전염병 전파도 막을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 극복을 위한 통화발행이나 재난지원금도 추가 비용이 없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처럼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필요가 없다. 보내고 받고 확인할 수 있는 DCEP 지갑 앱만 설치하면 된다. 이로 인해 많은 상황에서 입출금에 대한 장벽이 사라진다. 외국은 물론이고, 해외 웹 사이트, 해외 거래소 등 현재 알리페이·위챗페이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DCEP 지갑으로 위안화 결제에 대한 접근이 쉽게 된다.
 
디지털 위안화가 일반 대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 기술은 기술이고 도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주로 누가 사용하고 어떤 도구로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디지털 위안화는 법정 통화의 또 다른 형태일 뿐, 운영 체계와 발행 방식은 지폐와 유사하며 기존의 경제운영 체계를 뛰어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인민은행은 현재 소규모 테스트를 거쳐 시범 운영 중이다. 후속 작업은 꾸준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어야 하므로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가 오지도 않는다.
  
거래 투명해 경제활동 제약할 듯
 
모바일 지갑 사용 인구

모바일 지갑 사용 인구

중국 인민은행은 기존 중앙은행처럼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감독하는 데 그친다. 시범 운영에 배포된 디지털 위안화라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뿐이다. 이 도구는 모든 기업·조직 및 개인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각 업계 종사자들은 중국 인민은행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화폐 도구를 잘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 기술 혁신 및 역량 혁신에 나설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이용자들은 나아가 고객 관리 역량을 지속해서 향상할 필요가 있으며, 고객에게 더 나은 디지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가 중국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 디지털 위안화 거래 전반에 대해 중앙은행은 모든 정보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의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너무 맑은 강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너무 투명하면 경제활동의 확대가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지하금융 양성화를 위해 언젠가 인민은행법에서 종이 화폐의 법적 발행 규정을 폐지할지도 모른다.
 
그 결과 디지털 위안화가 완전히 현금을 대체하게 되면 불법자금은 그 이전에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려고 할 수 있다. 특히 익명성을 위해 현금으로만 결제하던 자금은 거의 역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오르는 배경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새해에 들어서면서 5만 달러라는 역사적 신(新) 고점을 갈아치웠다.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현금을 디지털 화폐로 대체하게 되면 전 세계 불법자금과 불투명한 자금은 가상자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 5개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발행
중국은 2020년 4월 저장성 쑤저우에서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DCEP를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지급 형태로 시범 사용했다. 지난해 10월 12일에는 광둥성 선전에서 민간인 5만명을 상대로 1000만 위안 DCEP를 추첨으로 배분했다. 1인당 200위안(3만4000원)씩 나눠주고 3389개 상점에서 사용하게 했다. 당첨자들은 1주일 동안 2289개 상점에서 모두 880만 위안을 썼다. 거래 건수는 4만7573건에 달했다.
 
또 2020년 12월 5일 소주에서 추첨형태로 2000만 위안을 민간인 10만명에게 시범 발행해 1만여 상점에서 사용하게 했다. 특히 이번 시험 사용에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도 참여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도 가능해졌다. 이런 식으로 선전·쑤저우·슝안·청두에서 시범 운용을 거쳤다. 최근 춘절을 앞두고선 베이징에서도 추첨을 통해 5만명에게 200위안씩 총 1000만 위안을 나눠주며 디지털 위안화 홍보에 나섰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금융학과 교수.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을 겸하고 있다. 중국 길림화공대를 거쳐 고려대에서 재무론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금융과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중국발 금융위기, 어디로 갈 것인가』 등이 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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