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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압력솥에 국밥 포장해줘요" 한달간 쓰레기 300㎏ 줄었다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에 참가한 시민이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주문한 국밥 3인분을 압력솥에 받아온 뒤 인증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에 참가한 시민이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주문한 국밥 3인분을 압력솥에 받아온 뒤 인증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반찬통에 고기 포장, ‘냉장고 파먹기’ 

“일회용품을 줄이니 한 달 새 쓰레기가 절반 이상 줄었어요.”
주부 황지영(44·충북 청주)씨는 지난 1월 말 측정한 생활쓰레기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양이 지난해 12월 54㎏에서 한 달 사이에 53%(29㎏)나 줄었기 때문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황씨는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진행하는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보는 게 목표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쓰레기줄이기 100일 막바지

 
황씨는 매일 저녁 쓰레기 발생량을 저울로 측정하고, 활동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다. 배달음식을 자제하고, 직접 반찬 용기를 가져가 가게에서 음식을 담아온다. 과일을 포장하는 스티로폼 용기는 현장에서 뜯어 마트에 반납했다. “정육점에서 비닐봉지가 아닌 반찬 통에 고기를 담아오자”는 이색 제안도 했다. 황씨는 “두유 제품에서 나오는 일회용 빨대 30개를 모아 두유 회사에 보낼 계획”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해 달라’는 손편지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1월 발생 2400㎏, 한달새 11% 줄어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 참가자들이 올린 인증 사진. 반찬 통에 고기를 담아오거나 장바구니에 상추를 담아온 모습.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 참가자들이 올린 인증 사진. 반찬 통에 고기를 담아오거나 장바구니에 상추를 담아온 모습.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추진하는 쓰레기 줄이기 실험이 석 달째 접어들면서 참가자들 사이에서 쓰레기 감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일 새활용센터에 따르면 참가자 117개 가구에서 지난 1월 발생한 생활쓰레기양이 2400㎏으로 전달 2705㎏보다 11.3%(305㎏) 감소했다. 이 중 재활용 쓰레기는 지난해 12월 1445㎏에서 1월 1366㎏으로 79㎏(5.5%) 줄었다. 같은 기간 일반쓰레기는 1259㎏에서 1034㎏으로 225㎏(19.9%) 감소했다.
 
이 실험은 청주에 사는 117개 가정을 선발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100일 동안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이 과정에서 나온 감축 방안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첫 달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쓰레기를 배출하고, 1월에는 센터에서 제시한 100가지 실천방법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쓰레기 감축 활동을 벌였다. 2월에는 자신의 노하우를 접목해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참가자가 소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는 쓰레기 감축 방안에 대한 열기로 뜨겁다. 게시판에는 정육점에서 반찬 통에 고기를 담아오는 참가자, 배달음식을 줄이고 ‘냉장고 파먹기(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요리)’에 도전한 참가자 등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한 참가자는 콩나물 해장국집에 주문한 국밥 3인분을 압력솥에 받아와 인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택배 증가…종이류 쓰레기가 절반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에 참가한 시민들은 매일 쓰레기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서에 기록한다.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에 참가한 시민들은 매일 쓰레기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서에 기록한다. [사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밴드 캡처]

 
새활용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포함된 택배와 배달음식을 줄인 게 쓰레기 감축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오순완새활용시민센터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택배나 배달음식 수요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면서 “참가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직접 마트에 가거나 집에서 쓰는 용기를 들고 음식을 포장해 오는 등 노력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활용센터가재활용 쓰레기 종류를 분석한 결과 종이류 5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오 사무국장은 “연말연시 택배와 선물 포장 증가, 학년 변동에 따른 교과서나 문구류 처분이 많아 종이 쓰레기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식물 포장, 음료 용기 등으로 발생한 플라스틱류는 18.1%로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리류 9.8%, 금속류 5.0%, 비닐류 3.7%, 스티로폼류 2.8% 순으로 나타났다.
 
염우 새활용시민센터 관장은 “시민 스스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경각심을 느끼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 사례를 모으기 위해 100일 실험을 제안했다”며 “활동 기간 나온 아이디어를 청주시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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