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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제동 걸린 막무가내식 자사고 폐지

서울행정법원이 18일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처분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한 직후 김재윤(왼쪽) 세화고등학교 교장과 고진영 배재고등학교 교장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행정법원이 18일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처분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한 직후 김재윤(왼쪽) 세화고등학교 교장과 고진영 배재고등학교 교장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이 세화고·배재고에 내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은 법에 어긋난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어제 나왔다.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가 승소한 데 이어 교육 당국의 ‘자사고 죽이기’에 또 한번 제동이 걸렸다.
 

법원, 서울 세화·배재고 승소 판결
부작용 많은 고교체제 개편 멈춰야

현 정부가 교육감들과 합세해 밀어붙인 자사고 폐지는 편법과 억지로 점철됐음이 재판 과정에서 속속 드러났다. 재판부는 서울시교육청이 2019년에 자사고를 평가하면서 ‘감사 및 지적 사례’ 등 평가지표와 기준을 크게 바꾼 뒤 거꾸로 과거 기간을 소급해 평가한 것은 공정한 심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는 것이다. 평가를 하려면 먼저 항목을 알려주고 제대로 하는지를 측정해야 하는데, 반대로 먼저 해보라고 한 뒤 기준을 멋대로 정해 떨어뜨렸다는 얘기다. 이전 판결을 통해서도 60점이던 통과 점수를 갑자기 70점으로 올리는 등 교육 당국의 부당한 횡포가 도마에 올랐다. 오죽하면 교육부조차 전북교육청이 탈락시킨 상산고를 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며 구제했을까. 황당한 잣대를 들이밀고 멋대로 점수를 주무르면서 미운 학교를 찍어 내려는 독재정부적인 발상은 결국 상식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강남 8학군’으로 상징되는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를 나무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전문가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한 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여선 저소득층에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주기는커녕 희망의 싹마저 잘라버리기에 십상이다. 서울 강북 지역 학생들에게 양질의 학습을 제공해 온 자사고가 사라지면 강남 지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리란 현장의 목소리는 법원 판결 이전부터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재지정 탈락을 결정한 자사고 여덟 곳 중 여섯 곳이 강북에 있다. 어제 판결로 강남의 자사고 두 곳은 살아남았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고교체제 개편’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대표되는 공교육 개혁과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의 타임라인이 헝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판결 직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교 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판결”이라며 항소 계획을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의 상급심 재판과 외고 등이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의 결과가 당국의 뜻대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현 정부의 잔여 임기를 생각하면 그동안 졸속으로 추진하다 법원 문턱에 걸린 현안을 처리하는 것만 해도 벅차 보인다. 이제라도 학교·학부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빈곤층의 교육 사다리를 걷어차는 역효과가 예상되는 개정 시행령부터 다시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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