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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물고문하며 "하나 둘 셋" 숫자 센 이모…사인 익사로 추정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욕조 물에 강제로 머리를 집어넣는 등 10세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이모 부부 사건과 관련해 아이의 사인이 익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이 사인은 고의성 있는 익사일 것”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을 찾은 시민이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을 찾은 시민이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국내 법의학계 권위자로 꼽히는 이정빈(76)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는 18일 A양(10)의 사망 원인에 대해 “부검의가 아직 경찰에 넘기지 않았지만, 소견에 ‘기도와 기관지에 포말(거품)성 기포가 많이 있다’고 썼다”며 “포말성 기포는 익사의 특징 중 하나로, A양의 직접적인 사인은 익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이모 B씨 등 이들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애초 B씨 부부를 아동학대치사혐의로 구속했지만, A양이 자신들의 행위로 죽을 수 있다고 인식(미필적 고의)하고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 것이다. A양을 부검했던 부검의가 낸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도 영향을 미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은 다음 후속적으로 어떤 쇼크가 오는 것을 속발성 쇼크라고 한다”며 “혈액의 유효한 성분이 혈관 내 있지 않고 조직으로 빠져나가면서 쇼크가 일어났다는 뜻인데, 속발성 쇼크로 죽었다고 하면 미필적 고의를 연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동학대 사망사건에서 살인죄가 처음으로 적용된 2013년 이른바 ‘울산 계모 사건’ 감정에 참여한 법의학자다. 최근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서도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도록 재감정 소견서를 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에서도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속발성 쇼크가 있을 수 있겠으나 직접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며 “포말이 나온 이상 사인은 익사로 보는 게 맞다. B씨 부부에게 확실하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양 시신에서 포말성 기포가 나왔다는 소견은 전달받았으나 정확한 판단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물고문하며 숫자 센 부부

아동학대 일러스트. 중앙포토

아동학대 일러스트. 중앙포토

경찰에 따르면 B씨 부부는 A양 사망 당일인 지난 8일 A양에게 물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A양 손발을 끈으로 묶은 다음 10~15분간 3~4회에 걸쳐 A양 머리를 욕조 물에 강제로 집어넣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 같은 가혹 행위를 하면서 ‘하나,둘,셋…’이라며 숫자를 헤아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 도중 의식을 잃은 A양은 B씨 부부의 119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숫자를 세어 가면서 넣고 빼고 했다는 건 영화에서나 보던 물고문이다. 겁을 주는 수준을 넘어 ‘얼마나 참나 보자’ 하는 식으로 학대를 한 것이다. 온몸에 멍 투성이인 아이의 손발을 결박해 욕조 물에 넣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받은 검찰의 수사는 앞으로 살인의 고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의 고의성이 입증돼야 살인죄로 기소할 수 있어서다. 아동학대치사죄와 비교했을 때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처벌 수위는 더 높아진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4~7년이다. 살인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10~16년으로, 두 배 이상 무겁다.
 
검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는 부검 소견과 법의학 소견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살인의 고의가 최소한 미필적 고의에 있음을 입증하는 게 이번 사건에서 가장 쟁점이다.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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