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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지자체장 '종북' '좌파' 몰았다…MB 국정원 사찰문건 공개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50여일 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퇴원해 안양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50여일 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퇴원해 안양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이명박(MB)·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높여가는 가운데, 당시 인천 남동구청장이던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포함된 국정원의 야권 지방자치단체장 분석 원본 문건이 공개됐다.
 
18일 배 의원실이 입수해 공개한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란 제목의 국정원 문건은 14쪽 분량이다. 작성일은 2011년 9월 15일로 이명박 정부 4년 차 때다. 야당 소속 지자체장들을 "종북", "좌 편향", "국론분열 조장" 등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정 기조 역행, 적극 제어 필요"

분석 대상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과 민주노동당(정의당 전신) 소속 광역지자체장 8명과 기초지자체장 24명이다. 문서는 32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술했고, 붙임 문서를 통해 개인별로 '국정운영 저해 주요사례'를 나열했다.
 
국정원은 "일부 야권 지자체장들은 국익과 지역발전보다는 당리당략·이념을 우선시하며 국정 기조에 역행하고 있어 적극 제어가 필요하다"며 "좌 편향 행정 등 이념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자체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역 좌파 단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반면 보수단체 지원 축소·배제 ▶종북·좌파인물 중용하고 지방행정 참여 통로를 제공 ▶좌파 강사를 동원한 각종 강연회·특강 주선으로 지역사회 종북 의식 주입과 반미감정 조장 등을 하고 있다고 썼다.
 
배진교 당시 구청장의 경우 150명 규모의 '부모 스쿨'을 운영하며 강사진에 전교조·민노총 출신을 배치했다고 기술돼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4대강 사업 이용 정부정책 흔든다" 

국정원은 또 "(이들 지자체장이) 특히 4대강 사업 저지를 정부정책 흔들기의 핵심 방편으로 삼아 예산 낭비 등 야권·좌파의 비판논리를 무조건 추종하거나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일부 지자체가 도입한 무상급식을 '세금급식'으로 지칭하며 "주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무분별한 대북교류·지원사업 및 6·15선언 이행 촉구 등으로 지역민들의 정부 대북정책 불신을 유발한다"고 했다.
 

"교부세·지방채 불이익 조치하라"

국정원은 "국정 비협조 지자체 대상 행·재정적 제재를 다각적으로 추진한다"며 "정기감사를 통해 예산관리 부실실태 등을 적출하고, 교부세 감액·반환 및 지방채 발행 중단 등 불이익 조치를 확실하게 하라"고 부처별로 역할을 분담시켜 이들 지자체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정책을 유도했다.
 
특히 비위 사실이 적발될 경우 시범케이스로 지자체장에 대한 경고와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라고 했다.
 
배진교 의원실이 18일 입수해 공개한 14쪽 분량의 국정원 문건. 제목은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으로 2011년 9월 15일 작성됐다. [사진 배진교 의원실]

배진교 의원실이 18일 입수해 공개한 14쪽 분량의 국정원 문건. 제목은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으로 2011년 9월 15일 작성됐다. [사진 배진교 의원실]

"與, 지방의회서 적극 견제하라" 

여당을 향해서는 "시·도당은 지방의회 행정 사무감사 및 현안 질의 시 지자체장의 국정 비협조 사례 등을 집중 추궁하는 등 견제를 강화하라"고 했다.
 
한편 국정원이 붙임자료를 통해 지적한 배진교 당시 구청장의 주요 국정 저해사례 '종북좌파 인물의 제도권 활동기반 마련'과 '지역사회 이념오염 조장' 등이다.
 
국정원은 "(배 당시 구청장이) 조례개정을 통해 구청장 자문기구인 정책자문위 규모를 6명에서 21명으로 확대하고 종북 인물을 대거 기용했다"며 "구 산하 센터장과 평통 등에도 좌파인물을 발탁했다"고 썼다.
 
또 "지역 학부모 등 대상 강좌를 통해 종북·좌파 논리를 전파하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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