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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상향식 광역 지자체 통합 필요하다

한표환 충남대 산학협력 중점교수·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한표환 충남대 산학협력 중점교수·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을 필두로 광역 지방자치단체끼리 통합 논의가 공론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그간 정치권과 학계에서 광역 통합의 절실함은 누차 강조했으나, 실제 추진과 연결된 적은 아직 없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 위한 몸부림
정부, 법 제·개정에 촉진자 역할을

이번 광역 지자체 통합 논의의 기저에는 지방이 인구 소멸과 지역 경제의 극심한 정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공룡 수도권 블랙홀에 대항하는 경쟁 거점을 스스로 만들어 보려는 결기까지 느껴진다. 미래 생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이 광역 통합이라는 초유의 자구안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수도권 일극 중심의 불균형 구조를 바로 잡고 지방의 절박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지역 단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정보통신·교통의 발달로 생활권과 경제권이 확대되고 규모의 경제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지역 경쟁력 확보를 위한 광역화는 글로벌 추세다.
 
광역화를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인구가 300만∼500만명은 돼야 한다. 일본은 지역 경쟁력 확보와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해 2004년부터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을 10개 도·주(道州)로 재정비하는 ‘지역 주권형 도주제’를 도입해 광역 개편 중이다. 프랑스도 지역 경쟁력 확보를 기치로 2016년 22개의 레지옹(Region)을 13개로 조정해 광역화를 단행했다. 영국 역시 1992년 행정 시스템 재구축을 위해 지방자치위원회가 39개 광역 지자체를 5개로 대폭 축소했다.
 
그러나 한국의 광역 시·도는 생활권과 경제권, 심지어 역사 문화권이 유사한데도 지난 40여년간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역 행정, 신산업 육성, 지역 개발, 환경 보존 등의 분야에서 각자도생의 경쟁적·중복적 사업 추진과 갈등 유발로 사업이 파편화하고 있다. 이에 따른 행정 비용 낭비와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해 이제는 광역 통합이 절실하다.
 
이번 광역 통합 논의는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기존의 하향식 접근이 아니라 지방 자율에 의한 상향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순한 담론 수준이 아니라 광역 통합의 밑그림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광역 통합 논의가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 통합 장애와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새로운 ‘광역 정부’ 구성 형태에 따라 선출직 및 지방공무원, 민간단체 등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집단적 저항을 어떻게 풀고 동참을 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철저히 보장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과정의 투명화·민주화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통합의 정당성과 추진 동력을 판가름할 수 있다. 2010년 출범한 통합 창원시가 후유증을 심하게 겪는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
 
통합 과정에서 광역 지자체 간 신뢰와 협력의 공감대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소모적 경쟁으로 통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자칫 비방과 불신만 키울 수도 있다. 통합 과정은 최종적으로 입법화·제도화를 통해 완결될 수 있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협의·중재를 통한 특별법 제정,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 개정 등을 주도하는 통합 촉진자 역할을 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늠하는 또 다른 기준이 될 수 있다.
 
광역 지자체 통합 논의는 행정 운영 시스템과 구역 개편, 주민 생활, 경제·산업 등 지방자치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파급력이 큰 이슈다. 이제 국가 차원에서 논의에 착수해야 할 시점이 왔다. 광역 통합 논의를 단순히 지방 차원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어젠다로 채택해야 한다. 어렵사리 만든 지방 회생의 호기를 놓치지 말고 모두의 관심과 지혜로 살려내길 바란다.
 
한표환 충남대 산학협력 중점교수·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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