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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여건 안돼도 사전 연구부터" 보름뒤 북원추 보고서 등장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북한 원전 건설 추진(북원추)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파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이를 지운 점이나, 무조건 아니라는 식의 정부 대응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①보고서 작성 보름 전 文 사전 연구 지시

산업부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남북 경협이 활성화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1월 31일 신희동 대변인) 자발적으로 검토한 것이라는 취지다.
그런데 2018년 4ㆍ27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며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전 조사 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제재 위반 등 소지가 있어 당장 추진할 수 없는 남북 간 협력 사안이더라도 일단 사전 검토를 해보라는 취지로 풀이됐다. 산업부의 북원추 보고서는 5월 14일 만들어졌다. 정부 소식통은 “대통령이 이 정도까지 이야기했는데 상급 기관에서 각 실무부처에 관련 지시를 하거나 사후 보고를 챙겨받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가 국민의힘 등 야당이 제기하는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법적조치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국민의힘 등 야당이 제기하는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법적조치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특히 이 때는 한ㆍ미 간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해 제공할 보상조치 간 패키지를 어떻게 구성할지를 두고 논의가 분주하던 때다. 5월 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에 가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고,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튿날 “한ㆍ미 정상회담이 5월 22일 열린다”고 발표했다.  
통상 정상회담 전에는 의제 발굴 및 준비를 위해 각 부처가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한다. 당시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지원 조치로 무엇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련 부처에서 문 대통령에게 ‘실탄’을 공급해야 했던 상황이었을 수 있다.   

②폼페이오, 김정은 만난 뒤 전력 언급

비슷한 시기 남ㆍ북ㆍ미ㆍ일 간 고위급 소통도 숨가쁘게 이뤄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월 9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그리고 귀국 직후인 5월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이 발전하려면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할 것이므로 민간 부문의 미국인들이 북한의 에너지 그리드를 건설하는 데 직접 투자할 것”이라며 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5월 9일에는 한ㆍ일 정상회담이 도쿄에서 열렸고 북ㆍ일 간 관계정상화가 언급됐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 “한국과 일본이 (북한 경제지원)비용을 부담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공사중단 이후 2호기 현장 모습. 연합뉴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공사중단 이후 2호기 현장 모습. 연합뉴스

북원추 보고서는 고려사항의 첫번째로 “의사결정 기구는 미ㆍ일 등 외국과 공동 구성한다”고 했다. 또 “미국 등 주요국의 참여 여부, 재원조달 방식 등에 따라 상이한 추진체계 검토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또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18년 5월 6일 보도에서 “북한 관련부처가 건설 도중 폐기된 신포 경수로를 점검했고, 건설 재개 가능성과 필요한 물자에 대해 상세히 보고하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원추 보고서에서 1번으로 다룬 게 신포 경수로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안으로 평가했다.

③김정은, 원전 지속적 언급

실제 남ㆍ북ㆍ미 대화 프로세스 가동 전후로 김 위원장은 전력난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원전에 대한 관심을 반복적으로 공개 표명한다.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밀고 나가 전력 문제 해결의 전망을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2019년 신년사에선 “조ㆍ수력과 풍력, 원자력 발전 능력을 조성해나가며 도ㆍ시ㆍ군들에서 자기 지역의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ㆍ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5월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2018년 5월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수력과 조수력, 원자력을 비롯한 전망성 있는 에네르기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더 많은 발전능력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발언은 김일성종합대학 등 연구기관이 발행하는 각종 간행물과 연구서에도 반복적으로 인용 및 강조됐다.

 ④‘정부 입장 아님’이라는 정부 보고서?

산업부는 북원추 보고서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적 없다”는 것이다. 실제 북원추 보고서 머리말에는 ‘※’ 표시와 함께 “동 보고서는 내부 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북원추 보고서를 본 다수의 전ㆍ현직 공무원들은 오히려 이를 명시한 데 대해 갸우뚱하는 분위기였다. 고위 공무원 출신의 한 인사는 “자기들끼리 볼 내부 자료에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표기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이렇게 부인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시작하는 것도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통상 보고서 앞머리에는 이를 작성하게 된 배경이나 달성하려는 정책 목표 등을 기술하는데 대신 정부 입장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그렇고, 그런 배경 설명 없이 바로 ‘고려사항’으로 들어가는 것도 자주 본 양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혜ㆍ정영교·정진우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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