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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플랫폼 책임을 진짜 묻고 싶다면

박수련 팩플 팀장

박수련 팩플 팀장

글로벌 SNS 페이스북·트위터가 뒷수습하느라 바쁘다. 이달 초 이들 플랫폼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해버린 사건 때문이다. 트럼프가 SNS로 미 국회의사당 난입 세력의 폭동을 부추긴 탓이라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부터 러시아 텔레그램 창업자까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빅테크를 때렸다.
 
그렇다고 민주당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진작 조치했어야지, 너무 늦었다’는 쪽이다. 이 당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 내용에도 책임을 지도록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마침 한국의 21대 국회에도 비슷한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여당 의원들이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삭제할 책임’을 지우자는 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냈다. 기업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정부가 영업을 제한하거나 폐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사회는 더 안전해지는 걸까.
 
노트북을 열며 1/28

노트북을 열며 1/28

그럴 것 같진 않다. 트럼프가 SNS에서 사라진 후, 플랫폼의 ‘책임 있는 행동’이 불편하다는 사용자들이 많다. 누가 플랫폼에 ‘삭제할 수 있는 권력’을 주었나 하는 의문 때문이다. 페이스북·트위터에서 쫓겨난 극우파들이 몰려든 소셜 앱마저 앱 마켓에서 퇴출되고 나자 빅테크 권력의 크기가 더 분명히 보인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삭제할 권력’을 플랫폼 기업에 위임하자는 뜻이냐고 말이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권력을 비판하면서도, 이들에게 더 센 권한을 쥐여줄 법안을 내는 꼴이다. 사실, 플랫폼 기업들도 이런 과한 권력은 원치 않는다. 기업이 제아무리 독립적인 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들, 시간이 지나 진실과 거짓이 뒤바뀐다면 그 책임도 기업에 있다.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따지겠다는 게 진심이라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플랫폼에 집중된 권력이 가짜뉴스를 유발하고 있으니, ‘기술적 대안’을 찾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26일 트위터가 발표한 ‘버드 워치(Bird Watch)’가 그런 예다. 허위정보로 의심되는 게시물에 보통의 사용자들이 ‘매의 눈’으로 오류를 정정하거나 의견을 붙일 수 있게 했다. 위키피디아식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경고 딱지를 붙이는 것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이다. 기술적으론 블록체인과 결합해 더 생산적이고 탈중앙화된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술로 기회를 만들어낸 이들에게 기술적 해법을 요구하는 것, 정치가 플랫폼 권력을 대할 때 필요한 역량이다. 플랫폼 책임을 진짜 묻고 싶다면 말이다.
 
박수련 팩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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