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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에도 건강부담금? 10년 내 담뱃값 8000원으로 올린다

정부가 주류에 담배와 같이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앙포토]

정부가 주류에 담배와 같이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앙포토]

정부가 소주ㆍ맥주 등 주류에 담배와 같이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현재 4500원~5000원인 담배 가격을 10년 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00원 이상으로 인상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앞으로 10년간의 정부 건강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계획이다. 2018년 기준 70.4세인 한국인 건강수명(건강하게 일상생활 가능한 수명)을 2030년 73.3세까지 연장한다는 목표다.
 
복지부는 “술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주류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등 가격 정책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술 광고를 특정 시간대(7시~22시)에 금지하는 지침을 적용하는 매체를 TV 방송에서 인터넷ㆍ 데이터 방송 등으로 확대하고 술병에 광고 모델 사진 부착을 금지하는 등 주류광고 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주류에 부담금을 물리려는 가장 큰 이유는 주류 가격을 비싸게 해서 덜 마시게 하자는 것이다. 조세 형평성 측면도 있다. 과도한 음주로 건강을 해친 사람들의 진료비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이 부담한다. 비음주자 입장에선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사람들의 지출을 떠안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음주는 연간 9조 4500억 원 상당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 흡연(7조 1000억 원), 비만(6조7000억원)보다 많다. 정부는 부담금으로 모인 기금으로 금주 정책을 펼치고, 과도한 음주로 건강을 해친 환자들의 치료비 등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것도 같은 취지다. 폐암 등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를 부담금을 걷어 메꾸겠다는 것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담배ㆍ술뿐 아니라 설탕에도 이른바 ‘죄악세’를 매긴다. 위험을 유발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시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모두 도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민은 건강과 비용 부담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택할까. 부담금은 세금과 별도로 붙는다. 2015년 담뱃세ㆍ부담금이 대폭 오르면서 담배 한 갑당 2500원에서 현재 4500~5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궐련형 담배 기준 1갑당 부담금은 841원이다. 주류에 비슷한 수준의 부담금이 더해지면 소주ㆍ맥주 가격은 지금보다 20~30%가량 오르게 될 전망이다.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이라지만 당장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면 불만이 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소주 1병(360ml)의 공장 출고가는 1081원, 맥주 1병(500ml)의 출고가는 1147원인데 부담금이 전가되면 1400~1500원대로 뛰게 된다. 마트나 편의점, 식당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격은 훨씬 더 많이 오른다. '서민 술'로 불리는 소주ㆍ맥주 가격에 유독 민감한 여론이 들끓게 마련이다. 강명수(43ㆍ서울 송파구)씨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직원ㆍ친구들과 소맥 마시는 게 유일한 낙인데 부담금까지 따로 매겨 가격이 오르면 서민들은 숨 쉴 구멍조차 없어진다”며 “음주가 건강을 해치는 건 맞는데 서민들의 애환도 고려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19~20대 국회에서도 주류 건강증진부담금 법안이 제출됐다가 반발에 밀려 폐기됐다. 지난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류 부담금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가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 확충을 위해 주류에 대한 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으며,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부는 장기적인 연구로 과학적인 근거부터 쌓은 뒤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당장 몇 년 내에 주류 부담금을 도입한다는 건 아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어디에, 얼마나 부과하는지,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연구부터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담배 가격 10년 내 8000원으로 인상  

 
복지부는 담배 건강증진부담금 인상도 추진한다. 부담금을 늘려 10년 내 담배 가격을 OECD 평균 수준인 7.36달러(8000원)까지 올린다. 또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으로 제조하는 담배’에서 ‘연초 및 합성 니코틴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신종 담배도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복지부 이 국장은 “국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어 10년 안에는 부담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만큼 올릴지는 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목적이 세금, 재원을 확충하는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담뱃세ㆍ부담금을 대폭 올릴 때 가격을 정하는 기준을 건강이 아니라 담뱃세가 제일 많이 걷히는 최적의 구간을 선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 올리면 흡연율이 떨어지지만, 담뱃세가 안 걷힌다는 이유로 더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실제 그렇게 걷은 부담금 상당 부분을 국민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곳에 쓰고 있다. 돈을 걷어서 세금으로 해야 할 일을 하면 국민 입장에선 세금 인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ㆍ김민욱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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