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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냉장고·600만원 와인까지…집 앞에 편의점에서 산다

편의점 CU가 올해 설 선물로 내놓은 가전 제품들. [BGF리테일]

편의점 CU가 올해 설 선물로 내놓은 가전 제품들. [BGF리테일]

이동형 주택, 양문형 냉장고, 75인치 TV, 건조기, 안마 의자….  
 
올해 설 선물로 편의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백만원에서 천만원대의 고가 제품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멀리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기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란 게 편의점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점 식용유 설 선물은 '옛말'  

27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설 기획 상품으로 준비한 1600만원짜리 이동형 주택 한 채가 판매됐다. 이동형 주택은 CU가 올해 준비한 설 선물 600종 중 가장 고가 상품이다. 주말 농장으로 충남 보령에 배밭을 가꾸는 아내를 위해 남편 김모(56)씨가 구입했다. CU 관계자는 "목조주택 전문업체와 손잡고 이동형 주택 세 종류를 설 기획상품으로 준비했는데 구입 문의가 하루 30여 건씩 들어온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편의점 CU에서 판매된 1600만원짜리 이동형 주택. [BGF리테일 제공]

지난 25일 편의점 CU에서 판매된 1600만원짜리 이동형 주택. [BGF리테일 제공]

 
CU에선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239만원), 75인치 UHDTV(185만원), 식기세척기(99만원), 밥솥 등 가전 제품도 설 선물로 잘 팔리고 있다. 1일~24일 가전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7.9% 증가했다. 설 선물로 많이 팔리던 조미료·통조림(46%), 차·음료·과자(159%), 주류(173%)도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 설에는 식용유, 참치세트 보다 가전제품이 더 잘 팔리는게 특징이다.
 
GS25도 가전제품 설 선물 판매량이 작년 설 대비 5배가량 신장했다. 100만~600만원의 프랑스 샤또 와인 30여 병은 판매 첫날 완판됐고, 16억원어치 황금소 코인(5000돈) 300개도 모두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드라이버·아이언(60만~100만원대) 등 골프제품 판매량이 작년 추석 대비 44% 늘었다. 러닝머신(110만원)도 20대가 팔렸다.
 
 
물론 편의점이 이런 고가 제품을 매장에 진열하거나 직접 판매하진 않는다. 모바일앱 등에서 명절 선물 카탈로그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편의점주가 단골 손님 등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10년여 전부터 명절 때 이런 선물 카달로그를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해 추석 때부터 가전 등 고가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GS25가 설 선물세트로 내놓은 600만원의 프리미엄 와인세트. 판매 당일 완판됐다. [GS리테일 제공]

GS25가 설 선물세트로 내놓은 600만원의 프리미엄 와인세트. 판매 당일 완판됐다. [GS리테일 제공]

'편리미엄'(편리+프리미엄) 트렌드  

CU의 최유정 생활용품 상품기획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작년 추석부터 비대면 명절이 됐다. 직접 가지 못하니 고가 선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지난 추석 때 캠핑카의 반응이 좋아 이번 설에는 이동형 주택을 기획했는데 실제로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해외여행도 못 가니 고가품을 지르는 보복소비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고가 선물을 백화점, 마트 등에서도 살 수 있는데 왜 편의점에서 사는 이유는 뭘까. 편의점업계는 가격 경쟁력, 편의성·친숙함을 이유로 꼽았다. GS25 관계자는 "10년 넘게 카달로그 제품을 팔며 마진율을 낮춰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경쟁력"이라며 "온라인 소비가 자리잡으면서 고객들도 모든 정보를 비교하고 편의점서 구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이 설을 맞아 기획한 러닝머신.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이 설을 맞아 기획한 러닝머신. [세븐일레븐 제공]

 
접근성도 주된 요인이다. 코로나19로 가까운 곳에서 손 쉽게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늘었다. 실제 편의점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비해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 타격이 덜하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편의점에서 더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기를 원한다"며 "식료품, 생활용품 위주에서 취급 품목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GS25는 당분간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명절 때만 한시적으로 팔던 카달로그 제품을 다음 달부터는 상시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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