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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입원, 야당은 자택 대기" 日 코로나19 '병상 계급론' 확산

"코로나19에 걸린 자민당 의원들은 입원하고, 야당 의원들은 자택 대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일본에서 근거 없는 '병상 계급론'이 퍼지고 있다고 26일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지난달 야당 의원 코로나19 검사 대기 중 숨져
'자민당 의원만 즉시 입원' 등 '가짜 뉴스' 확산
병상 부족이 배경…확진자 1만여명 자택 대기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호소하는 내용의 안내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호소하는 내용의 안내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화제가 된 것은 '키지냐'라는 이름을 가진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국회의원 입원 상황에 관한 트윗. 코로나19에 감염된 국회의원 9명 가운데 자민당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감염 확인 즉시 입원했고, 입헌민주당·공산당 등 야당 의원들은 병상을 찾지 못해 자택 대기 중이라는 내용이다. 23일 게시된 이 트윗은 1만3000회 리트윗됐고, 2만 20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퍼져나갔다. 
 
하지만 마이니치가 직접 확인한 결과 이 트윗의 내용은 '거짓'으로 나타났다. 입헌민주당의 한 의원은 트윗 내용과는 달리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입원했고, 공산당의 한 의원도 자택에 머물다 국가가 마련한 호텔 요양시설로 옮겨졌다. 
 

"자민당 이외에는 모두 평민"? 

이런 가짜 뉴스는 지난달 27일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郎) 일본 입헌민주당 소속 참의원 의원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던 중 숨진 사건을 계기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다 숨진 하타 유이티로 일본 입헌민주당 의원.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다 숨진 하타 유이티로 일본 입헌민주당 의원.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당시 '국회의원마저 집권당 소속이 아니면 제대로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졌다.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자민당 의원이 입원했다는 뉴스에는 "지금 일본에선 자민당 이외엔 모두 평민", "국민은 입원을 못 해 자택 대기 중인데, 자민당 의원은 어떻게 즉시 입원할 수 있었을까" 등의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마이니치는 이런 주장이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유행했던 '상급국민(上級国民)론'과 맞닿아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도쿄 이케부쿠로(池袋) 에서 대낮에 87세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10여 명이 죽거나 다친 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찰은 운전자를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운전자가 통상자원성(현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의 ‘상급국민’이라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회적 계급에 따라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자택 대기 중 숨진 사람 197명

실제 일본의 병상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을 받고도 병원이나 정부가 마련한 요양시설에 가지 못하고 자택에서 대기하는 사람은 9524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싣고 일본 도쿄의 한 호텔 요양시설에 도착한 앰뷸런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를 싣고 일본 도쿄의 한 호텔 요양시설에 도착한 앰뷸런스. [AFP=연합뉴스]

 
자택 대기 중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목숨을 잃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찰이 파악한 자택 대기 중 사망자만 197명이라고 NHK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26일 국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를 마련하지 못해 매우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긴급사태 선언의 효과로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 26일에는 도쿄 1026명을 포함해 일본 전국에서 38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느린 감소세에 일본 정부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긴급사태 시한을 2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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