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당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1월 20일을 ‘미국 통합의 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을 포함, 이날 하루에만 모두 17건의 행정명령·포고문에 서명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7/0087f69c-61bc-4b67-9e2e-777eca682b2a.jpg)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당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1월 20일을 ‘미국 통합의 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을 포함, 이날 하루에만 모두 17건의 행정명령·포고문에 서명했다. [AFP=연합뉴스]
“동진하라.”
최근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태평양 동쪽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20대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 직접 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투자 규모도 화끈하다. 조 단위 투자에도 망설임이 없다. SK그룹의 경우 인텔의 반도체 사업부(낸드플래시)와 수소 에너지 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지분 인수 등을 합쳐 12조원 넘게 쏟아부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원표 베인앤드컴퍼니 시니어 파트너는 26일 “CJ제일제당이 2조원을 들여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한 2019년 초부터 대기업의 미국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속에 미국을 선택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정책과 맞물려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해외 직접투자, 미국 비중 급증
사드 보복, 무역갈등에 중국 기피
미래산업 전환 가장 빠른 미국행
바이든 ‘바이 아메리칸’도 긍정적

해외직접투자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미·중 무역 분쟁이 미국 투자 촉발
미·중 투자가 엇갈린 계기는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소원 전경련 국제협력팀장은 “미·중 무역 갈등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중국의 낮은 인건비를 보고 진출했던 국내 기업에 중국 시장의 매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표 시니어 파트너는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의 생채기가 국내 기업에 크게 남은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SK그룹은 글로벌 수소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했다. 사진 SK
배터리∙수소 등 에너지 분야 투자 많아
미국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거나 추가로 공장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런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산업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이소원 팀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과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어 한국 기업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가 플러그파워를 앞세워 미 수소 시장에 뛰어든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화그룹은 미국 고압 탱크업체 시마론을 지난해 인수했다. 사진 한화솔루션
전기車 등 신산업 앞서가 포기할 수 없어
바이든 행정부 국내 기업엔 긍정과 부정 섞여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중국 때리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이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계 2세 출신의 캐서린 타이를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한 것도 중국 때리기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반도체 등 ICT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미국의 중국 때리기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국내 기업은 중국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거나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등 양국 갈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