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左), 시진핑(右)
문 대통령, 남북 소통 중국 역할 당부
시진핑 “북, 한·미와 대화 문 안닫아”
문 대통령, 바이든 통화 예정됐는데
시진핑과 먼저 전화, 한·중 협력 강조
다만 일각에선 “한·중 정상 간 소통 자체가 아닌 타이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부터 동맹 및 우방국 정상들과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도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 정상 통화가 사실상 예정된 가운데 시 주석과의 통화가 먼저 이뤄진 것이다. 전직 외교관은 “정상 외교에서는 순서 자체가 함의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은 이미 신경전을 벌였다. 시 주석은 지난 25일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회의 특별연설에서 “국제적으로 소집단, 신냉전에 기댄다면 세계를 분열과 대결로 이끌 것”이라며 “각국 사회 제도에는 높낮이나 우열의 구분이 없고, 핵심은 국민의 지지 여부”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거버넌스를 문제 삼을 조짐이 보이자 날을 세운 것이다.
같은 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젠 사키 대변인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한 질문에 “지난 몇 년간 중국은 국내적으로는 더 전체주의적 체제가 됐고, 국외적으로는 더 독단적으로 변했으며, 우리의 안보와 번영에 새로운 위협”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동맹국들과의 논의”라고 했다. 시 주석의 선공에 바이든 행정부가 “단결해 대응하자”는 의지를 밝혔는데, 바로 다음 날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한·중 협력을 강조한 모양새가 됐다.
유지혜·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