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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박원순 성희롱 맞다"…피해자 "이젠 책임질 시간"

[앵커]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국가인권위원회가 어제(25일)저녁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자신의 비서를 성희롱했다는 결론을 냈는데요. 조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입니다. 피해자 측은 "이젠 책임질 시간"이라며 '2차 가해'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의 사죄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박원순 피해자 "이젠 책임질 시간"…이제 와 고개 숙인 '사과호소인' 남인순 >



"정의로운 권고를 내려달라" 국가인권위원회가 피해자의 호소에 응답했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 판단을 내린 겁니다. 이 성희롱이란 개념엔 '성추행, 성폭력, 강제추행, 성적 괴롭힘'이란 의미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인권위의 이번 판단,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의 첫 성추행 인정입니다. 앞서,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지난달 말 수사를 마쳤습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해 피의자 조사를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권위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일방적인 피해자의 주장으로 묻힐 뻔했습니다.



인권위가 밝힌 구체적인 성희롱 내용은 이렇습니다.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겁니다. 인권위가 판단 근거로 삼은 건, 참고인들의 증언과 피해자의 휴대전화 속 증거들이었습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죠? 때문에 더 엄격히 성희롱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언이나 증거가 없다면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좀 더 명확히 밝혀 줄, 퍼즐 하나가 더 있긴 했습니다. 바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입니다. 경찰이 이미 디지털 포렌식까지 마쳤지만,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만 사용했습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해당 자료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는 유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넘겨준 겁니다.



[신지예/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지난 15일) : 세상에 이런 일이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전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박원순 성폭력 사건의 핵심 증거인 박원순 시장의 핸드폰이 없어졌습니다. 빼돌려졌습니다. 서울시 소관의 물품인 휴대폰을 이용자의 유가족에게 명의를 변경하여 기기를 준 것이 바로 이 사태의 핵심입니다.]



여성단체들에선 검찰이 휴대전화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누가 피소 사실을 유출했는 지 수사 중입니다. '성추행 여부'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보진 않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번 인권위의 발표가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번 인권위의 결과 발표를 누구보다 기다렸을 분, 바로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측은 "이젠 책임져야 할 시간"이란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동안 '2차 가해'로 큰 고통을 겪었죠. 피해자 아버지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입장문 (음성대역) : 그(박원순 전 시장)가 성추행 사건에 대해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스스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한 사실 자체가 2차 가해의 시작이었습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 누군가 고소 사실을 알려줬기 때문인데요. 앞서 검찰이 수사 중이다, 말씀을 드렸죠. 검찰이 중간 수사에서 밝힌 전달 과정은 이렇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2월 30일) :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7월 7일 시민단체 관계자 A씨에게 연락해서 박 전 시장에 대한 '미투 사건'을 고소할 예정이라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A씨는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와 이를 논의를 했고, 논의과정에서 한 관계자가 다음 날, 여당 국회의원에게 고소 관련 사실을 알렸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즉시 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를 해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런 얘기가 도는 것 같다'고 했다는 겁니다. 지목된 여당 의원, 남인순 의원 측은…]



피해자 측은 관계자들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가 지원을 요청했던 것이 가해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문제가 피해자에게 굉장히 치명적인 일이기 때문에 제대로 밝혀지고 책임이 따르기를 많이 원하고 계십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입장문을 냈습니다. 사과를 하긴 했는데, 사족을 달았습니다.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 지 물어 본 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썼는데요. "본인은 피소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유출한 바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사실상 되풀이했습니다. 조만간,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진실이 밝혀지겠죠? 남 의원이 사과할 일, 하나 더 있었습니다. '피해호소인'이란 신조어. 여권에서 유행을 했었죠. 남 의원은 이 단어를 쓰자고 주장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해찬/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7월 15일) : 피해호소인의 뜻에 따라 서울시가 사건 경위를 철저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남인순/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7월 15일) : 젠더폭력대책TF위원장으로서 반복된 사건에 무거운 책임감 느낍니다. 무엇보다 피해호소인이 현재 느끼고 있을…]



남 의원은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며 이 역시 사과했는데요. 남 의원이 말한 오해와 불신으로 현직 검사가 '나도 추행했다'라는 글을 버젓이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남 의원의 잇단 사과. '사과호소인'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피해자 측이 받아들일 진 미지수입니다. 피해자 측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인권위의 결정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러왔죠. 민주당도 사과 논평을 냈습니다.



[신영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음성대역) : 더불어민주당은 인권위의 결과를 존중하며, 피해자와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인지적 정당문화를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하겠습니다.]



민주당은 어제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정의당을 향해선 이런 단어들을 사용했었죠. '충격, 경악, 무관용 원칙'이라고 말입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왜 이런 말을 했는 지 알 듯도 합니다.



[류호정/정의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제가 알기로 충격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수석 대변인님이 논평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우선은 '너희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는 그런 비판을 저희가 지금 온전히 감당해야 할 이런 정의당의 처지를 알고 말씀하신 것 같아요. 그 말씀이 모두 옳고 모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할 말이 좀 많지만 절대 하지 않을 거고요.]



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보다 못해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충격과 경악'이란 민주당의 입장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건데요. 이제는 당이 나서서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를 보호할 때다,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성 문제로 나란히 위기를 맞은 민주당과 정의당.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 박범계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27번째 '야당 비동의' '장관급 예약 >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추미애 장관이 나가고 나면 제대로 된 법무부 장관이 오려나 했지만 이리를 피하니 범을 만나는 그런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범'에 비유했던 국민의힘. 박 후보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반대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했는데요. 송부 시한은 27일, 바로 내일까집니다. 현재로선 야당이 협조할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요. 국회가 끝내 보고서를 보내지 않더라도 임명절차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28일 임명 절차를 밟을 걸로 보이는데요. 박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들어 27번째,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되는 장관급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리' 대신 '범'을 만난 국민의힘.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집요하게 박 후보자를 물고 늘어졌는데요. 박 후보자의 학창시절 '추억'까지 끄집어냈습니다. 이른바 '갈매기 조나단', 박 후보자가 가입했던 서클 이름까지 등장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내가 몰매를 맞아서 서클을 만들어 복수에 성공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제가 몰매를 맞은 것도 사실이고요. 그다음에 자서전에 밝힌 친구가 몰매를 맞게 돼서 싸움이 벌어진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저는 그 당시에 생각했던 제가 힘이 없는 정의는 쓸모가 없단 그런 생각으로 정말 질풍노도와 같은 방황을 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후보자님 그러면은 이 '갈매기 조나단'이란 서클을 직접 만든 것이군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어제) : 만든 게 아니고]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만든 거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저희들 큰 사고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전학 조치가 네명이나 이뤄졌는데 사소한 사안은 아닌 거 같습니다.]



'형-아우' 관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서클까진 아니지만, 사법연수원 동기관계죠. 윤석열 검찰총장과 친분이 검찰개혁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석열 총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검찰 개혁에 대해서 혹시 주저하거나 후퇴할 우려가 있다, 라는 일부의 의견들도 있는데…]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일반적인 의미의 동기로서의 친분이라고 하면 모를까, 특별하고 개별적인 그러한 친분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윤 총장과 박 후보자의 사이,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누가 봐도, 친한 사이는 아닙니다. 설령, 그랬었더라도 말입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2일) :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갖고 있는 정의감. 동정심. 이 부분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지난해 10월 22일) :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뿐 아니라, 청문위원 자격 논란도 불거졌는데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박 후보자의 재산신고를 문제삼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의제기를 한 겁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지금 재산 누락으로 재판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 분이 지금 누구의 재산 신고를, 누구의 재산 신고를 감히 함부로 검증하겠다고 하시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만히 듣고 있을 조수진 의원이 아니죠. 그런데 불똥이 김용민 의원이 아닌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튀었습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어제) : 동료 의원의 발언을 방해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동료 의원의 발언에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김용민 위원, 다 발언 다 마치셨습니까? (네) 그러면 조수진 위원 질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간 넣어주세요. 시작해 주세요. 시간 넣으라고. (뭐라고요?) 시간 넣어요. 시작하라고 (여보세요 지금 뭐 하고 있는 겁니까?) 어디다 대고 이것이래! (어디다 대고 그러면 맨날 욕하십니까?)]



후보자 검증까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국회의 수준은 국민들에게 확실히 보여준 듯싶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원순 피해자 "이젠 책임질 시간"…이제 와 고개 숙인 '사과호소인' 남인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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