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뉴스1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차분하게 그 한마디를 기다렸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박 전 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죽음 뒤,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사실로 인정한 상황에서도 박 전 장관은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나 전 의원은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며 "혈세만 800억원이 넘게 든다.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다. 그런데도 기어이 나서셨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박 후보님,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전혀 들지 않나"라며 "민주당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후보로서, 짤막한 유감 표명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이었는지 씁쓸하다"고 했다.
또 나 전 의원은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박 전 장관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민과 함께 이 엄중한 코로나의 겨울을 건너 새로운 서울의 봄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