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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5원 깎자"…공정위, '고철담합' 제강사 7곳 과징금 3000억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5원 인하”(대한제강)

文 정부들어 최대 과징금

“기준가격을 내려 시장을 흔들어야 한다”(와이케이스틸)

“26일 인하하자”(한국특수형강)

“A급 추가 인하 검토 계획”(한국철강)

“8월 26일 5원, 9월 10일 5원. 10원 인하 요인이 있지만 2번에 나눠서 인하”(합의 내용)

 
지난 2015년 8월 제강사 구매팀장 모임에 참석한 현대제철 구매팀 직원이 수첩에 쓴 내용이다. 이들 제강사는 이날 모임에서 철근·강판 등 제강제품을 만드는 주원료인 철 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담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와이케이스틸·한국제강·한국철강·한국특수형강 등 7개 제강사의 고철 구매 기준가격 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억8300만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대 과징금이다. 공정위 역대로도 4번째 크다.
 
고철은 철강제품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나 폐가전·폐자동차에서 수집해야 한다. 고철 수집상→고철 중간상→납품상을 거쳐 제강사로 가는 구조다.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도 즉시 공급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제강사는 내부에서 정한 고철 구매 기준 가격에 인센티브·운반비 등을 더한 구매가격을 내고 고철을 사들인다. 공급이 수요보다 적어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담합은 2010~2018년 155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고철 구매 가격을 깎고, 재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구매팀장끼리 만나 고철 구매 시 기준가격 변동계획, 재고량ㆍ입고량, 수입 계획 등 중요한 정보를 교환해 합의하는 식이었다. 담합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모임을 예약할 땐 ‘김철수’ ‘마동탁’ 같은 가명을 썼다. 법인카드 사용을 금지하고 식사비는 현금으로 결제했다. 모임 결과는 문서로 남기지 못하게 했다. 일부는 회사 상급자에게도 비밀로 했다.

 
공정거래법 19조 1항(가격 담합)은 사업자가 계약·협정·결의 등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가격 결정·유지·변경 등)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대규모로 이뤄진 고철 구매 담합 관행을 적발해 제강사 간 경쟁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식품ㆍ소비재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ㆍ부자재 담합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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