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대구시청에 전한 5만원권 돈 다발과 흰봉투. [대구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6/8ccaa9a5-376d-41e6-8839-56a92d0a1068.jpg)
할머니가 대구시청에 전한 5만원권 돈 다발과 흰봉투. [대구시]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익명의 할머니는 토요일인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쯤 모습을 나타냈다. 할머니는 대구시청 본관 정문 앞을 서성이면서 청사 안을 슬쩍슬쩍 쳐다봤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청원경찰이 할머니에게 다가가 "어떻게 오셨냐"고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하나 꺼냈다. 그러더니 청원경찰에게 주면서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청원경찰이 "그러시면 담당 부서로 안내해 드리겠다. 직접 전달하시는 게 어떠시냐"고 묻자, "나는 심부름으로 대신 온 것뿐이다. 그러니 전달만 해달라"고 한 뒤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이름 등을 물어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다고 한다.
할머니가 건넨 흰 봉투에는 노란 고무줄에 묶인 5만 원권 돈다발 두 개가 들어 있었다. 5만 원권 지폐 74장, 370만원이었다. 흰 봉투 겉면에는 한글로 '사회복지과 귀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대구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할머니가 손수 모은 돈으로 보인다. 할머니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했다. 대구시는 할머니가 전해 준 성금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전달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박재홍 대구시 복지국장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전해준 익명의 기부자에게 감사드린다”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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