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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이스트·웨스트 다 정복했다, 김시우 3승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 라운드 17번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김시우. 이퍼트가 우승을 결정했다. [AFP=연합뉴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 라운드 17번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김시우. 이퍼트가 우승을 결정했다. [AFP=연합뉴스]

김시우(26)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퀸타의 PGA 웨스트(스타디움 코스)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했다. 김시우는 합계 23언더파로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김시우는 1라운드 6언더파 공동 3위였다가,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공동 2위로 올라섰고, 3라운드에서 다시 5타를 줄여 공동 선두가 되더니, 최종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한 타 차로 우승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 우승
합계 23언더파 4년 만에 감격
피트 다이가 설계한 ‘악마 코스’
Q스쿨 최연소 합격이어 또 인연

피트 다이가 설계한 스타디움 코스는 어렵기로 유명하다. 1987년 이곳에서 밥 호프 데저트 클래식(현 대회의 전신)이 열렸을 당시, 선수들이 일종의 폭동을 일으켰을 정도다. 베른하르트 랑거는 “바보 같다”, 레이먼드 플로이드는 “침 뱉고 싶은 코스”라고 불평했다.
 
전장도 긴 편이지만, 시각적으로 위협을 주는 장애물이 많다. 그린 공격 각도도 어렵다. 페어웨이와 나란히 달리는 호수, 그리고 6m가 넘는 벙커도 있다. 다이의 설계 의도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를 만들어 PGA 투어 선수들의 위대함과 변별력을 드러나게 하겠다”는 거였다.
 
선수들은 다이의 의도에 동의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PGA 투어에 “이 코스에서 더는 대회를 열지 말아달라”고 집단청원도 했다. 그래서 이 코스에서는 30년간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가, 2016년에야 비로소 대회가 열렸다. 난코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너무 어렵다”는 불평이 또 나올까 두려워 세팅도 쉽게 한다. 그렇다고 해도 4라운드 동안 이글 1개, 버디 23개에, 보기는 2개밖에 하지 않은 김시우의 기량은 눈부셨다.
 
김시우는 ‘악마 코스의 설계자’로 불리는 다이와 인연이 하나 더 있다. 2017년 플로리다 주 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에서 벌어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는 1980년대 동부에 PGA 소그래스, 서부에 PGA 웨스트를 플래그십 코스로 만들었다. 82년 개장한 동부의 소그래스가 원작이고, 86년 문을 연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는 속편 격이다. 김시우는 원작과 속편에서 모두 우승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시우. [USA투데이=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시우. [USA투데이=연합뉴스]

소그래스도 어려운 골프장이다. 1982년 처음 만들었을 때 기권한 선수가 9명, 80대 타수를 친 선수는 25명이었다. PGA 투어의 베테랑 기록원이 “내가 본 역대 최악의 스코어”라고 했을 정도다. 톰 왓슨은 “그린을 갈아엎어야 한다. 불도저를 가지고 다녀도 되겠냐”고 물었다. 물이 많은 코스에서 간신히 우승한 제리 페이트는 “당신도 당해봐야 한다”면서 다이를 호수에 밀어 넣었다.
 
다이는 17번 홀을 중시한다. 마지막 홀에 나올 드라마를 17번 홀이 세팅한다고 생각해서다. 소그래스와 PGA 웨스트 모두 17번 홀이 아일랜드 그린이다. 모양도 비슷하다. 김시우는 15번 홀까지 한 타 차 2위였다. 6m 깊이의 벙커가 방어하는 파 5 16번 홀에서 투(2)온에 성공해 공동 선두가 됐다. 그리고 ‘앨커트래즈(Alcatraz:샌프란시스코 만에 있는 감옥으로 쓰이던 섬)’라는 별명이 있는 17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후 하늘을 향해 어퍼컷을 날렸다.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김시우는 고생이 많았다.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무려 87타를 쳤다. 똑바로 가는 공이 없었다. 경기 전부터 허리 통증이 심했고, 세 홀을 지나고 나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87타를 친 김시우는 이를 악물었다. 몸에 부담이 적은 스윙을 가르치는 부치 하먼에게 배웠다. 김시우는 “아프지 않아 마음껏 연습할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출전한 대회에서 기어이 우승했다. 지난해 1라운드 87타와 이번 대회 4라운드 64타는 무려 23타 차다.
 
김시우는 최근 샷 감각이 좋다. 이날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05야드였고, 정확도는 78.6%였다. 그린 적중률도 83.3%였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대회 내내 똑바로 보냈다. 퍼트가 잘 되면 성적이 좋은데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를 제외하고는 퍼트도 훌륭했다.
 
김시우는 이 코스와 또 다른 인연이 있다. 2012년 12월 고교 2년생 김시우는 이 코스에서 열린 Q스쿨을 역대 최연소(17세 5개월)로 통과했다. 그는 “좋은 기억이 있어 항상 자신감 있게 플레이했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PGA 웨스트는 6개 코스 108홀이다. 지난해 유신일(69) 한국산업양행 회장이 인수했다. 다이와 잭 니클라우스, 그렉 노먼 등이 설계한 명문 골프장이다. 유 회장은 “지난해 인수한 뒤 처음 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해 감개무량하다. 워낙 명문 코스라 대회가 끝나고 2개월간 예약이 다 찼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또 “PGA 웨스트와 라퀸타 리조트 9개 코스의 연 매출이 6000만 달러다. 미국 코스 치고는 수익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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