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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상고 포기…30조 평택 반도체라인 차질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뇌물공여 등 혐의로 선고받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아들였다. 이 부회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이인재 변호사는 25일 “이 부회장은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구속된 이 부회장은 이날까지 재상고할 수 있었다.
 

“판결 겸허히 수용” 준법경영 의지
재상고해도 실익 없다 판단한 듯
8개월 더 복역하면 가석방 요건
박영수 특검도 “재상고 않겠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특검은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해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며 “(징역 2년6개월은) 범죄사실과 양형기준에 비춰 가볍지만 상고 이유로 삼을 수 있는 위법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한 건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에서 법리적 판단을 받은 만큼 형량이 조정될 여지가 없어서다. 형사소송법상 2년6개월의 징역형은 재상고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익이 없는 재상고 대신 ‘준법경영’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재수감 사흘 뒤인 21일 첫 옥중 메시지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약 1년간 복역했다. 앞으로 1년6개월만 형을 살면 된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가석방 대상은 선고받은 형의 3분의 2를 채우면 돼 (이 부회장은) 8개월가량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며 “구속 이후 가석방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017년 1년간 ‘총수 공백’을 겪었던 만큼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그룹 해체 이후 삼성은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해왔다. 사업 부문별 ‘미니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사업지원TF도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조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때가 아니어서 현 상황 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대규모 투자다. 삼성은 2017년 일상적인 업무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결정하고 중요한 사안은 이 부회장에게 ‘옥중 보고’하는 방식으로 비상경영을 했다. 하지만 구형이 확정돼 이 부회장은 임원에서 해임될 수 있다. ‘옥중 경영’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구속 기간을 포함해 형 집행이 종료된 후 5년간 삼성전자에 재직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그간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무보수로 근무했기 때문에 취업제한 규정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관해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준법위는 26일 삼성전자 등 7개 협약사 대표와 간담회를 한다. 이날 관련 내용도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해임되지 않더라도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를 옥중 경영으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미국 오스틴 반도체공장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라인 증설이나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 P3라인(시스템 반도체) 조성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각각 10조원, 30조원이 필요한 투자다. 이 부회장과 삼성 경영진의 면회시간은 하루 10분으로 제한된다. 이 시간에 경영진과 관련 자료 검토·논의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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