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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박 "文 대북정책은 짝사랑···기업 총수 동반 방북때 美 우려"

정 박 미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 [브루킹스연구소 제공]

정 박 미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 [브루킹스연구소 제공]

한국계 북한 전문가인 정 박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기고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이루지 못할 약속을 위해 국내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에 드리운 북한의 긴 그림자(North Korea’s long shadow on South Korea’s democracy)’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다. 
 

22일(현지시간) 브루킹스硏 기고서
대북전단금지법 등 강력 비판
"탈북단체 억압 등 韓민주주의 후퇴"
"보수 정권이 반공으로 억압했다면
진보는 유화정책 위해 반대자 억압"

박 석좌는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정보 분석관 출신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위 정보분과에도 참여했다.
 
박 석좌는 기고문에서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의 정부에서 대북전단금지법 등이 추진되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문 정부는 촛불집회로 권력을 잡았고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성공적인 선거(총선)를 치러 전세계의 찬사를 받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만연했던 권력 남용이 문 정부에서도 끈질기게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화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자국민들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억압하는데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며 “전임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평양과 이룰 수 없는 타결을 시도하느라 길을 잃었던 것처럼, 문 정부도 남북화해라는 아직 이루지 못한 짝사랑 같은 약속(unrequited promise)을 위해 국내의 자유주의와 관련한 어젠다들은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천지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천지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 석좌는 “5년 단임 임기 동안 남북 간 진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맹렬하게 보호하기 위해, 문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에 집중해온 탈북단체들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달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 대통령들이 악명높은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친북 정서의 어떤 조짐도 단속하는 한편 냉전과 반공주의의 유물로 민주주의 진영의 입을 다물게 했다면, 문 대통령의 진보 정부는 북한을 향한 유화적인 정책을 위해 반대자들을 억압하는 것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라고도 했다.
 
박 석좌는 “인권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독려하기보다 한국을 북한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18년 9월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동반했던 것을 두고선 “경제적인 당근으로 김정은 정권을 유인하기 위해 한국의 4대 기업 총수들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는데, 당시 삼성의 지도자는 박근혜 정부의 뇌물 사건 재판의 피고인이었다”며 “청와대는 ‘이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불편한 진실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수백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철도 사업과 북한의 도로·항만 재건 등 인프라 사업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한국의 행동은 워싱턴에 우려를 불러일으켜 미 정부는 한국 기업과 은행들에 반복해서 대북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야 했다”고 했다.
 
박 석좌는 문 정부 외교 정책을 “하향식, 개인에 의존한 외교 정책”이라며 과거 정부가 배치하기로 결정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재검토나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탈퇴 위협 등은 한국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석좌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 정보 분석관으로 활동한 미국 내 북한 전문가다. 지난해에는 김정은 정권을 분석한『비커밍 김정은』이란 책을 출간했다. 
 
바이든 인수위에 참가하는 등 새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한국 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비판한 그의 시각이 이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앤서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 등과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인과 동맹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공언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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