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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택시기사에 영상 삭제 요청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택시기사 A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차관이 A씨의 목을 잡는 장면이 담긴 30초 분량의 영상을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택시기사 A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차관이 A씨의 목을 잡는 장면이 담긴 30초 분량의 영상을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시민단체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증거인멸교사죄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 차관이 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 달라”고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다.
 
25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이 차관에게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하는지를 검토해 달라는 수사의뢰서를 전날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증거인멸 혐의는 형사 사건에서 범죄의 성립과 형벌의 경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를 없애거나, 효력을 감소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이 사건에서 블랙박스 영상은 이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적용할지, 단순 폭행죄를 적용할지를 가를 중요한 증거일 수 있다.  
 
운행 중인 상태에서 운전자를 폭행했다면 특가법이, 그렇지 않다면 단순 폭행죄가 적용된다. 특가법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경찰은 이 차관에게 폭행죄를 적용했고,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또 현행법상 자신과 가족의 증거를 직접 위조‧인멸했다면 법적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를 지시했다면 교사범이 성립된다.  
 
사준모는 “이 차관이 택시기사에게 중요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기사가 이에 따라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삭제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이 차관은 택시 기사에게 해당 영상을 지워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에 관해 진위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비록 공직에 임명되기 전 사건이기는 하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다”며 “택시 기사분의 진술 내용을 놓고 진위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기사분께 또 다른 고통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기사를 폭행했으나 입건조차 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논란이 된 이후 블랙박스에 영상이 녹화돼있지 않아 증거관계가 불분명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서초서 수사관이 지난해 택시기사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해당 수사관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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