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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 한화 대표, "선수·프런트 동반성장 필요…새로움 원했다"

 
박찬혁 한화 대표이사 [한화 이글스]

박찬혁 한화 대표이사 [한화 이글스]

 
"프런트가 강해야 팀이 산다. 선수단뿐 아니라 구단 구성원들도 함께 강해지고 성장해야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박찬혁(49)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야구단 새 수장으로 부임했다. 그 후 한화는 큰 폭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 베테랑 선수를 여럿 내보내고 선수단 평균 연령을 대폭 낮췄다. 업무 연관성 중심으로 프런트 조직도 개편했다. 그는 "야구단 프런트와 1군, 2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 앞으로 3년간 모두가 체계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오랜 암흑기를 보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리그 최하위만 여섯 차례다. 2018년 한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일회성 도약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한화는 다시 10위로 내려앉았다. 모기업은 한화생명 브랜드전략 임원 출신이자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박 대표를 '구원 투수'로 내보냈다.
 
박 대표는 한화 구단의 과거를 냉철하게 진단했다. "눈앞의 현실에 어쩔 수 없이 감독과 선수를 교체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남은 자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감독이나 선수는 언젠가 떠나기 마련이다. 팀이 꼬였을 때 매듭을 풀 수 있는 프런트가 지속해서 강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의사 결정의 파워를 뜻하는 게 아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밀도 있는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박 대표는 "얼마나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가 프런트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기존 방법론을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원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고질적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선수에 대한 편견이나 호불호가 없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국내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감독 선임을 결심했다. 첫째로는 새롭고 신선한 마인드, 둘째로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가진 인물이길 원했는데 수베로 감독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화에 메이저리그식의 육성 시스템을 내재화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수석, 투수, 타격까지 주요 보직 코치도 외국인으로 선임한 게 같은 맥락이다. 수베로 감독이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고, 구단이 그 중 최적의 인물을 뽑는 방식으로 인선했다. 박 대표는 "코칭스태프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 선수들이 혼란을 느낀다. 코치진도 합의 과정을 일원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2군 감독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팀을 하나로 연결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게 될 거다. 수베로 감독도 동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화 구단 창단 이래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박찬혁 대표는 "팀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다고 여겨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화 구단 창단 이래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박찬혁 대표는 "팀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다고 여겨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앞으로 전력분석 데이터 활용 폭을 더 넓히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 대표는 "우리 팀의 취약점 중 하나가 '데이터 활용' 부분이다. 데이터를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올바른 가설을 설정하기 위한 합리적 근간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 쏟아져 나오는 숫자들 사이에서 최적의 용처를 찾아 활용하면 된다. 은퇴한 선수들에게 코치보다 전력분석을 먼저 맡기는 이유도 현장과 데이터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원활한 구단 운영은 각자 영역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박 대표는 "일의 주체인 프런트는 '팬의 시각'으로 팀을 보면 안 된다. 팬들이 '만약'을 전제로 희망적인 목표를 세운다면, 우리 직원은 그 '만약'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 요즘 많이들 강조하는 '소통'은 서로 대등한 전문성을 갖춘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레전드 출신인 정민철 단장과의 호흡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박 대표와 정 단장은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지만, 원칙을 중요시하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대표는 "외부에서는 정 단장을 '온정주의'나 '순혈주의'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직접 경험한 정 단장은 팀에 대한 통찰력이 있고, 굉장한 원칙주의자다. 야구를 밖에서만 본 내가 알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현장을 안에서 직접 경험한 정 단장이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한화는 올해 진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그는 "감독이 선발 로테이션을 정하고 선수단을 구성해서 경기를 운영한다면, 나는 프런트 전체 포지션을 정하고 타순을 짜서 팀을 이끌어 가야 하는 입장이다. 수베로 감독의 지론처럼, 나 역시 '단점을 고치는' 것보다 '장점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개개인의 장점이 잘 결합하면 우리도 지속적인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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