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만 있다면 일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걸 보여줬다.”
![지난 2016년 1월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IIB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신화=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4/b31cdc35-1de7-4a63-8c43-034da4259c4a.jpg)
지난 2016년 1월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IIB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신화=연합뉴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5년
덩치는 커졌지만…'빛 좋은 개살구'
![중국 베이징에 있는 AIIB 본사.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4/80666030-0661-48ed-a6ff-e52c8b5fdaba.jpg)
중국 베이징에 있는 AIIB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가 나온다. 회원국 수는 ADB를 앞질렀지만, 기금과 대출 규모로 비교하면 게임이 안 된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AIIB의 전체 기금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307억8000만 달러다. ADB(2500억 달러)와 8배 차이가 난다. 세계은행(6000억 달러)의 20분의 1 수준이다.

주요 국제 금융기구 대출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AIIB는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 패권을 약화하기 위한 중국의 대외 경제전략의 한 축이다. 2014년 4조 달러에 육박했던 외환보유액을 미 국채 대신 인프라에 투자하는 한편 중국 내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인프라 건설을 활용하겠다는 포석을 뒀다. 이를 위한 것이 '중국판 마셜 플랜'으로 불리는 '이다이루(一帶一路 : 육상·해상실크로드)' 프로젝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부채의 덫' 비판 속…부실 대출 부메랑도

늘어나는 AIIB 대출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다이루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는 AIIB와 중국 국유은행 등에서 빌린 자금으로 도로와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나섰지만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해당 시설의 이용권을 중국에 넘겨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등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기도 했다. '신제국주의' 논란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19년 "세계은행과 IMF는 (이다이루 사업 관련) 대출에 대해 규모와 조건, 만기 등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려고 공동작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채의 덫'은 AIIB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닛케이는 “대출 상환 문제는 장기적으로 AIIB의 자산 건전성과 신용등급 문제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AIIB의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1억9000만 달러로 2019년 상반기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대손충당금은 채무자가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할 발생할 손실을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돈이다. AIIB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이유다.

늘어나는 AIIB 대손충당금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제보복·홍콩 시위 무력진압…"회원국에 인심 잃어"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거론한 호주에 대해서는 중국이 철광석·석탄 수입 금지 조치로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영국도 홍콩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중국의 무력 진압 등을 이유로 중국에 등을 돌렸다. WSJ은 "중국은 AIIB 주요 회원국의 인심을 잃었다"며 “이는 AIIB를 다자 금융기구로 천명한 중국의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진리췬 AIIB 총재가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신화=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4/e0189435-8daa-487a-a3d9-4e2db4f7f665.jpg)
진리췬 AIIB 총재가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코로나 사태로 반전 노려…"대출로 백신구입 지원"
코로나19 백신도 또 다른 카드다.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는 지난 13일 “2021년 대출 규모를 130억 달러로 정하고 백신 구입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구입 비용도 개도국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다. 역시 '부채의 덫'에 빠질 수 있다.
CSIS는 “인프라 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게 AIIB의 설립 목적" 이라며 "백신 구입 지원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있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