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연합뉴스
“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말로 운을 뗐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국내 상황은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다.
“12월 악몽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재생산지수를 그 예로 들었다. 그는 “국내 코로나19의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만약 영국 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진다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간다”며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의 악몽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에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 지수가 1 이하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각각 뜻한다.
권 부본부장은 “영국 정부의 오늘 발표에 의하면 치명률도 더 높아질 수 있어 매우 두려운 상황”이라며 “거기에 치료제와 백신도 도전에 직면했다. 최악의 경우 효과에 대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남아공·브라질 발 총 3가지다. 관련 감염자는 영국발 15명, 남아공발 2명, 브라질발 1명 등 모두 18명이다.
“숨어 있는 감염도 경계”

일일 검사자 및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권 부본부장은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보이지만, 2차 유행 당시 최고 정점에 이르렀던 환자 수가 약 400명대였다는 걸 고려하면 지금 상황은 2차 유행의 정점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지역사회에는 조용한 전파, 숨어 있는 감염이 많이 있다”며 “이번 3차 유행이 좀 더 안정화하도록 이번 주말에도 모든 모임과 약속은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