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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퇴직연금, 가입자의 관심 먹고 자라는 생물

기자
김성일 사진 김성일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74)

 
사람의 뇌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자동적 사고를 하도록 움직인다는 것이 인지심리학의 연구 결과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일종의 예측시스템 또는 프레임을 만들어 에너지 소비를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뇌는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판단하는 것을 건너뛰고 다분히 감정적인 판단을 해 놓고도 이성적 사고로 판단했다고 합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어떤 일의 판단에 많은 정보를 동원하는 ‘고관여’ 상황이나 습관적으로 처리하는 ‘저관여’ 상황이나 큰 차이가 없다. 뇌는 다만 피곤해지는 것을 신체적으로 피하고자 할 뿐이다.
 
그래도 우리는 사업자 선정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의 적립금은 나의 관심과 지식과 경험을 먹고 자라거나 좌절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그래도 우리는 사업자 선정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의 적립금은 나의 관심과 지식과 경험을 먹고 자라거나 좌절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을 제외하고는 가입자가 주인이 되어 운용해야만 한다.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퇴직연금 사업자의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DC형도 사용자 주도로 운용되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 사업자 선정에 일정 부분 제약이 따를 수 있지만, 향후 퇴직연금 시장에서 급성장할 IRP의 경우는 가입자 스스로 사업자를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가입자는 많은 고민을 하고 사업자들을 비교 평가해야 하므로 정보를 찾기 어렵고, 정보를 찾았다 해도 해석에 애를 먹는다.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프레임을 작동시켜 기존 내가 거래하는 곳, 지인이 추천하는 곳, 마음에 든 광고 문구를 토대로 선정해 버리고 매우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치부한다. 이는 가입자의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사업자 선정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나의 적립금은 나의 관심과 지식과 경험을 먹고 자라거나 좌절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관련 의사 결정에서 우리는 정보처리의 한계로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 중 중요한 두 가지는 퇴직연금제도 운용을 위해 지불하는 수수료와 가입자가 받는 서비스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실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 ‘수수료 효율성’을 토대로 가입자의 실질적 비용 절감에 기여한 사업자가 어디인지 가려냈다. 장기가입·영세사업자·사회적 기업·연금수령자 등 수수료 할인 대상의 폭이 넓고, 다양한 할인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2차 연도부터 수수료 할인 혜택을 주는 사업자를 골랐다. 그 결과 다음의 〈표1〉과 같이 우수사업자를 선정했다.
 
 
서비스 역량이 우수한 사업자 선정 기준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온라인 정보시스템 이용 편의성이다. 퇴직연금 전용 사이버창구 보유 여부 및 이용 편의성, 사업자 공시 등 퇴직연금 관련 홈페이지 이용 편의성, DC형(IRP 포함) 대기성 자금 규모 및 대기 기간 안내, 미청구 퇴직연금 적립금 환급에 대한 안내(홈페이지 게재 여부 등) 등이 포함됐다. 
 
둘째는 퇴직연금 상담서비스의 적절성이다. 퇴직연금 가입자 문의 대응 체제 및 가입자 친화적 운영체계 평가, 가입자 수(DC+IRP) 대비 콜센터 상담 인력의 비율, 상담 인력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주기 및 프로그램의 우수성, 상담 인력의 퇴직연금 취급 경력, 최근 1년간 발생한 퇴직연금 민원 현황 등을 참고했다. 그 결과 다음의 〈표2〉와 같이 우수사업자를 선정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를 평가하는 목적은 사용자 및 가입자에게 사업자 선택과 변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소비자인 사용자나 가입자로서는 금융회사인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며, 획득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할 전문성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 평가를 통해 사용자 및 가입자와 사업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은 기존 거래 관계나 계열사 관계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데, 사업자를 평가해 정보를 제공하면 사용자나 근로자가 특정 사업자를 선택하는 정당성과 논거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도 사용자나 가입자가 찾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뇌의 감성적 의존 행태에 기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업자 평가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는 고용노동부 자료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가입자는 사업자를 꾸준히 감시하고 평가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제도적으로 많은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가입자가 나서서 제대로 된 정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적립금은 적립해 두면 그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자식과 같이 정성을 다해야만 제대로 자랄 수 있다.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나갈 때 노후에 큰 효도를 할 것이다. 그 첫걸음은 사업자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로 평가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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