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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동맹국에 책임 분담 요구할 것”

나카야마 도시히로

나카야마 도시히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찰떡 궁합’이 사라진 미·일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나카야마 도시히로(사진)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트럼프-아베 조합과 달리 바이든-스가 조합에선 통상의 미·일 관계로 회귀할 것”이라며 “동맹국에 금전적 기여를 요구했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책임의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카야마 교수는 일본 방위성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NHK에서 미·일 관계 등 국제정치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나카야마 일본 게이오대 교수
중국에 강경, 일본 중요성 부각돼
한·일 관계 개선 바라지만 개입 안해

트럼프 시대 미·일 관계가 매우 좋았는데.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와 국가적 관계가 겹쳐져 그렇게 보인 측면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정상 간 대화로 풀 수 있다는 건 강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전엔 일본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취임 후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일본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관계 변화 가능성은.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아시아파’라기보다 ‘대서양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중국의 패권적 야망에 미국이 대응하려 할 때 그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미·일 동맹이고, 이 같은 인식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 상황에 밝은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아시아 차르’에 내정하고 스가 총리가 민주당 정권와 관계가 깊은 도미타 고지 전 주한 일본대사를 주미대사로 보낸 것도 새로운 진용으로 미·일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도 관심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4~5배 올리라는 식으로 금전적 기여를 압박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책임과 행동의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게도 지역 안전 보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원할 것이다. 일본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헌법 등 국내적 제약이 있는 만큼 내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할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동아시아 경제 협력 체제 복원 가능성은.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TPP 복귀가 미국에 이익일 수 있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 이유로 내세웠던 ‘미국 제조업이 망한다’ ‘일자리가 빠져나간다’ 등의 주장이 미국인들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 있다는 게 변수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이든 대통령이 TPP에 복귀하기엔 정치적 메리트가 크지 않다.”
 
바이든 취임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물론 바이든 정부도 한·일 관계 개선을 바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양국 현안이나 국내 상황 등을 봤을 때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압력을 가한다 해도 변화의 여지가 크지 않다. 미국도 현재 상황에선 역할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주의를 앞세우는 바이든 정부에선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
“1990년대 중반까지는 공산권에 대응한다는 의미에서 한·미·일 삼각 동맹이 설득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 입장에서도 미·일 동맹은 대중국용, 한·미 동맹은 대북한용 성격이 짙다. 북한과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도 차이가 있다. 그런 만큼 한·미·일 3국 공조도 전과 달리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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