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면예배 강행으로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 잔디밭 앞에서 신도 200여명이 예배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좌석 수 10%로 인원 제한…지자체 “숫자 세기 힘들어”
문제는 방역수칙 기준이 되는 종교시설 전체 좌석 수가 고무줄 처럼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법당 내에서 방석으로 자리를 정해 앉는다. 교회와 성당은 개인 자리가 구분되지 않은 긴 나무 의자에 적게는 3명, 많게는 7명씩 앉을 수 있다.
단속 권한을 가진 지자체는 단속 대상인 종교시설이 제공하는 전체 좌석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강서구 관계자는 “세계로교회 측에서 좌석 수가 8800석이라고 알려왔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일일이 좌석 수를 세지 않았다. 교회 측에서 신도 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신도가 몇 명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서부교회를 관리하는 서구청 상황도 비슷하다. 서구청 관계자는 “서부교회 측에서 긴 나무 의자가 총 500개라고 하더라”며 “의자 1개당 5명씩 앉는다고 가정한 뒤 전체 좌석 수는 2500개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종교시설과 달리 식당, 실내체육시설, 전시·박람회는 시설 면적에 따라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대면예배에 참석하는 신도 수를 일일이 세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세계로교회는 좌석 수의 10%로 제한할 경우 참석자는 880여명에 이른다. 서부교회는 250여명 이내로 참석해야 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오는 24일 일요 예배 때 점검을 가더라도 1000명 가까운 인원을 일일이 세는 건 쉽지않다”며 “신도 간에 2m씩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청 직원들이 구청의 거듭되는 고발에도 대규모 대면 예배를 강행한 세계로교회 출입문에 시설폐쇄 공고문을 붙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