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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尹,우리 정부 총장" 발언뒤 檢수사권 박탈론 기세 꺾였다

2019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추윤갈등'에도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선 "대통령이 그의 정치행보를 에둘러 견제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2019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추윤갈등'에도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선 "대통령이 그의 정치행보를 에둘러 견제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권 박탈을 서두르는 건 과유불급일 수 있다.”(21일 더불어민주당의 한 법제사법위원)

 
‘검찰개혁 시즌2’를 별렀던 민주당 내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말 윤석열 검찰총장를 겨냥하며 검찰 수사권 조기 박탈 논의가 가열됐지만 최근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역력해졌다. 
 
터닝포인트는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신년기자회견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윤 총장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검찰개혁특위 소속 한 초선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 뒤 윤 총장 개인을 표적 삼은 제도 설계는 안 된다는 당내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비공개회의(지난 20일)에서도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조기 박탈 주장에 제동을 거는 의견이 나왔다. 특위 소속 한 재선 의원은 “다양한 검토와 숙고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고 전했다. 
 

힘 빠진 급진론

검찰 수사권을 조기에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달 말 구체화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 친(親)조국 성향 의원 13명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검찰청법 폐지안·공소청법 제정안)을 지난달 29일 발의했다. 윤호중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이나 검찰이 해오고 있는 행태나 구습이 하나도 변화되지 않았다”며 ‘검찰개혁 시즌2’ 입법 세트를 상반기 중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 지도부도 “제도적 검찰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겠다”(이낙연 대표)라거나 “2단계 제도적 개혁 등 검찰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할 것”(김태년 원내대표)이라며 힘을 실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왼쪽 셋째) 등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공소청법 제정안과 검찰청법 폐지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왼쪽 셋째) 등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공소청법 제정안과 검찰청법 폐지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러나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감싸면서 동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지도부도 18일 이후 윤 총장에 대한 공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힘 받는 신중론

대신 검찰 수사권 분리 작업의 속도보다 방법과 과정을 중시하자는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이양할 기관으로 경찰 혹은 독립된 수사기관(국가수사본부 등)을 선정하되 준비 상황을 봐가며 판단하자는 주장이다. 특위 내부에선 “검찰 수사권 조정은 형사소송 절차를 바꿔야하는 현실적 문제가 있어 단기간에 실행되긴 어렵다”(변호사 출신 의원)라거나 “경찰에 수사권을 다 주면 검찰의 공소유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숙고해야한다”(검사 출신 의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왼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4차 회의에 참석해 백혜련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당시 검찰개혁안의 2월 내 발의, 6월 내 통과를 공언했다. 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왼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4차 회의에 참석해 백혜련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당시 검찰개혁안의 2월 내 발의, 6월 내 통과를 공언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는 “서둘렀다가는 경찰에 권력을 몰아줬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인양 사건’ 과정에서 경찰수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것도 변수다. 
 

단계적 절충안

그래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과도기적 절충안이 거론된다. 여권에선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법무부 산하 특수수사청에 두자”(오기형 의원)거나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에 이양하자”(황운하 의원)는 의견이 나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지난달 “과도기적으로 검찰에 기소부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다만 극성 친문 지지층이 장악한 민주당 당원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엔 “검찰의 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낙선시키겠다”라거나 “내부 적폐들 때문에 민주당이 174석을 갖고도 제대로 일을 못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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