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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서울시장 탈환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

■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초 지켜 민주당 서울 구청장 싹쓸이 저지”
■ “서울 공간개조 예산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원으로 충당할 터”

“문 정부와 싸워 이긴 사람 나 말고 누가 있나”

■ “내 집 마련 꿈은 수천 년 된 문화 DNA… 문 정부 국민정서 못 읽어”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는 불리한 프레임에서도 이겼고, 유리한 프레임에서는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한다. / 사진:서초구청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는 불리한 프레임에서도 이겼고, 유리한 프레임에서는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한다. / 사진:서초구청

"한 번만~ 나를, 한 번만~ 나를 생각해~ 주면 안 되나~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1월 6일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유명 대중가요의 한 구절을 나지막이 읊조렸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장 도전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가볍게 한 소절을 선보인 조 구청장은 “요즘 유독 와닿는 게 추가열 선생님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의 이 노랫말”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선에 야권의 대선주자급들이 너도나도 출마하니까(나 같은 신인은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시민과 국민에게 ‘나도 있다, 한번 봐달라’고 얘기하고픈 심정이다. 이 노랫말이 너무 와닿더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국회의원 등 거물급 주자들의 서울시장 보선 출마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야권의 경선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이들에 견줘 중량감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들이 여론의 시선을 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비슷한 처지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그는 “저를 제대로 알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거함들과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조 구청장은 그리 간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서울시장 야권 후보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공직에 몸담고 있다. 심지어 “지금 거론되는 후보 가운데 문재인 정부와 싸워서 이긴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가 있는가”라며 경쟁자들을 향해 ‘승리의 추억’을 따져 묻는다. 앞서의 거물급 세 주자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 치러진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자신은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맞서 이겼다는 점이 그의 킬러 콘텐트다.
 
조 구청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5개 서울 구청장 중 24개를 쓸어 담을 당시 그는 야당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서초구를 지켜내 여당의 서울 구청장 석권을 저지했다. 여당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진 선거였기에 그의 생환은 정가에 화제가 됐다. 1월 13일 저녁 서초구청장 집무실에서 월간중앙과 만난 조 구청장은 “프레임이 불리한 선거에서 이긴 사람(조은희)은 프레임이 유리한 선거에서는 더 확실히 이긴다”며 자신이 왜 서울시장 탈환의 적임자인지를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했다.
 
아마도 보수 지지층은 조 구청장이 과연 서울시장 선거에 합당한 카드인가를 궁금해할 것 같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장 후보로는 뉴페이스에 해당한다. 자신의 경쟁력을 임팩트 있게 설득할 수 있겠나?
 
“지금 거론되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 중에서 문재인 정부와 맞붙어 이긴 이가 누구인가? 조은희밖에 없다. 나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여 뒤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는 북·미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의 여파로 ‘민주당 쓰나미’가 지방선거를 덮치던 때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개를 민주당이 가져갔고, 나머지 1개인 서초구를 내가 지켜냈다. 민주당의 ‘서울 구청장 싹쓸이’를 저지하고 보수야당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은 이가 바로 조은희다. 이때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3등으로 떨어졌고, 오전 시장·나 전 의원도 2년 뒤 치러진 2020년 총선에서 여당에 고배를 마셨다. 불리한 프레임에서는 지고 유리한 프레임에서는 이길 후보를 원하는가, 아니면 불리한 프레임에서도 이기고 유리한 프레임에서는 확실히 이겨줄 후보를 원하는가. 이겨본 사람이 선거도 잘한다.”
 
 

“보수당은 싫지만 일 잘하는 조은희 보고 뽑았다”

 
 
본인이 생각하는 득표력, 확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기울어지다 못해 뒤집어진 운동장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 바로 저다. 서울의 최고 부자 동네라는 강남구청장도 민주당에 내준 마당에 내가 서초구를 사수하니까 다들 깜짝 놀랐다. 선거가 끝나고 주변에서 ‘당은 싫지만 일 잘하는 조은희 보고 뽑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가 좌충우돌 국정에 실망한 분들이 국민의힘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조은희에게는 표를 준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젊은 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내준다.”
 
본선 경쟁력을 증명해보라.
 
“서울시장 보선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은 기존 보수층에다 플러스 알파가 더해질 때 채워진다. 이 플러스 알파는 안철수 대표보다 내게 더 많다고 자신한다. 서초구청 행정이 증명하듯이 나는 결실을 가져오는 사람이라 서울시민의 삶에 플러스가 된다. 시민들은 대권 놀음, 정쟁에 지쳤다. 삶에 플러스가 되는 사람을 누구도 당해 낼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야당에 일을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을 줄 사람이 바로 조은희라고 확신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가?
 
“오는 4월 보선에서 시민들이 야당을 지지해 서울시 정권교체를 해줬다고 치자. 서울시 자치구와 서울시 의회는 여전히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야당 서울시장이 시 공무원들에게 내둘리며 헛발질을 일삼는다면? 서울시 일은 제대로 안 돌아가는데 내부는 온종일 삐거덕 마찰음만 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민들은 ‘속았어. 한번 기회를 줬더니 저 모양이야. 내가 그걸 잊고 있었네. 문재인이 싫어서 (국민의힘이 이렇다는 걸) 잊고 있었지’라고 보수당에 대한 염증과 거부감을 다시 소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야권은 1년 후 대선(2022년 3월)은 물론이고 서울시장 선거(2022년 6월)까지 쌍끌이로 망할 수 있다.”
 
서울시장 보선을 이기면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가져온다고 보는 게 야권의 전반적 정서이긴 하다.
 
“그 서울시장이 일을 잘해야 정권을 가져온다. 돌이켜보면 21대 총선 때도 문재인 정권은 비판받고 흔들렸다. 그런데 우리가 준비되지 않고 (의회 권력을) 받을 그릇이 안 됐기 때문에, 우리를 못 미더워한 표가 민주당으로 간 것 아닌가. 우리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기면 대선도 이긴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어떤 사람이 이겨서 어떤 시정을 1년 동안 보여주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보수 진영에 그건 악몽의 시나리오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장으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인구 1천만에 예산 40조원인 서울시는 복잡한 행정 메커니즘을 모르면 1년 내내 배우다 날 샌다. 행정에 문외한인 아마추어 ‘초보 운전자’가 서울시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나는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여성가족정책관을 거친 10년 무사고로 준비된 ‘모범운전자’다.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성공적인 국정운영이 뒤따라야 국민이 행복한 법이다. 명망가가 아닌, 일할 줄 아는 서울시장이 살림을 알뜰하게 챙기면 정권교체 후 국정도 편해지고 대통령도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재집권의 기틀도 다질 수 있다. 서울시정 경험, 기초단체장 경험이 조화를 이룬 조은희가 필요하다.”
 
이번 야권 후보 경선 구도를 예측한다면?
 
“지금은 정치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린 듯한 양상이다. 국민의힘으로 국한해 보면 10년 전 서울시장 자리를 내줬던 분(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관련 서울시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시장 직을 사퇴했다), 10년 전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해 떨어진 분(나경원 전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 박원순 후보에 졌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다. 야권 전체로 넓히면 안철수 대표도 10년 전에 지지율 5%인 박원순 후보에게 시장 후보직을 양보함으로써 ‘박원순 10년 시대’를 불러온 장본인이다. 야권 후보 경선 구도는 ‘10년 전의 재탕’이냐, ‘시대를 앞서가는 참신성’이냐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다.”
 
 

“정치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릴 것인가”

안철수 대표는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에 그쳤다(왼쪽). 오세훈 전 서울시장(가운데)과 나경원 전 국회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대표는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에 그쳤다(왼쪽). 오세훈 전 서울시장(가운데)과 나경원 전 국회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로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말들을 하는데.
 
“그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 나는 국민의힘 후보로는 ‘3강’에 들어간다. 중앙정치 무대의 경험을 가진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의원은 시장을 지내거나 시장 출마 경험이 있어 기본적인 지지도가 있다. 서초구청장 조은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두 분과 함께 늘 지지를 받아왔다. 대통령 비서관(김대중 정부 행사기획비서관, 문화관광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초구청장 등 국정(國政)-시정(市政)-구정(區政) 3박자를 두루 갖춘 사람은 지금 야당 후보 중에서 나 말고 또 누가 있나. 나는 구정과 시정의 상관성이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안다. 서울시로 가면 곧바로 서울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칠 수 있다. 정치부 기자 시절(영남일보, 경향신문)의 열정, 공직에서 이룬 성과, 앞으로의 각오를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드리고 평가를 받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내가 치고 올라가면 국민의힘 경선이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 경선을 통해 부족한 지명도, 인지도는 채워진다.”
 
지방선거는 투표율도 낮고 정당의 경선 열기도 시들한 편이다. 그만큼 변수가 작동할 여지도 작아 보인다.
 
“뻔한 인물, 반전 없는 스토리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의외의 인물이 치고 올라오고 승부가 아슬아슬한 초박빙으로 갈 때 국민도 이게 뭔가 싶어 눈길을 준다. 같은 레퍼토리는 식상해서 인기가 없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누군가 파란의 역전 드라마를 펼쳐 의외의 승자가 된다면 그 여세를 몰아 안철수 대표도 넘어서고 민주당을 꺾을 수 있는 것이다. ‘노무현 돌풍’을 만든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보라. 지지율 1%인 노무현 후보가 국민참여경선에서 대역 전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대선까지 거머쥐었지 않은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파란이 인다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상징이자 시그널이다. 조은희가 그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보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나?
 
“안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은 우리 당에도, 안 대표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표 계산을 하며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광경을 보고서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줄 사람은 없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을 둘러싼 논쟁에서는 시민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정치인 위주의, 정당 본위의 정치공학적인 셈법만 난무한다. 이래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020년 봄의 21대 총선처럼 여당 심판의 장이 아닌 야당 심판의 장으로 엉뚱하게 변질될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안 대표는 야권통합에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결코 야권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여론조사 선두 질주에 대해 토론 한 번이면 사라질 신기루와 같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에게 지지가 모이는 건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린 ‘희생과 헌신’을 국민께서 평가해주신 것이다. 그는 12월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뭐든 하겠다는 열린 자세를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마치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해서 돌아가야 한다는 식의 ‘안철수 대세론’에 빠져 매사 본인 위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요즘 안 대표 동선을 보면 이미 서울시장에 당선된 사람처럼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사람이 마치 대권 행보를 하듯 대구와 부산 등 전국을 오가며 사람들을 만난다. 10년 전의 ‘안철수 현상’은 오간 데 없고 구태 정치만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토론 한 번이면 사라질 신기루’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 것이다. 안철수 대세론이 안 대표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세론과 기득권은 종이 한 장 차이 아닌가. 안 대표가 기득권에 연연하고, ‘자기중심적 태도’에 매몰되면 그를 지지하던 시민들도 일순간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은 2011년에 이어 서울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가족의 가치’를 얘기했는데, 평범한 시민들이 공유하는 ‘서민가족의 가치’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그들만이 공유한 ‘특권층 가족의 가치’, ‘귀족 가족의 가치’처럼 들린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 오 전 서울시장과 함께 10년 전 ‘박원순 시대’를 열어준 장본인이다. 2011년 보선에서도 시민 삶과는 동떨어진 여러 논란이 불거져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 않았나. 이후에 국회의원을 계속하다가 선거에서 떨어지니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발상도 특권의식이다.”
 
조 구청장의 서울시장직 도전은 2014년 이후 서초구청장 재임 시의 두드러진 성과들을 빼놓고는 온전히 설명되기 어렵다. 실제로 서초구청발(發) 정책 어젠다는 중앙정부와 전국 지자체를 강타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재산세 인하 정책이다. 서초구는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의 재산세를 50% 깎아 구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서울시와 서울의 나머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이에 일제히 반대했지만 얼마 뒤 정부는 6억원 이하 1가구 1주택 재산세 인하안을 내놓았다. 조 구청장의 경부고속도로 서울 한남IC~양재IC 구간 지하화, 서울 지하철과 경부선 지상구간 지하화 정책 또한 교통 체증 해소 및 주택 부지 확보 차원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서초구는 전국 도심의 풍경을 바꾸는 정책 아이디어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제는 제주도에서도 볼 수 있는 횡단보도 그늘막은 서초구의 ‘서리풀 원두막’이 효시다. 서초구가 지난해 3월부터 시행해온 해외입국자 전수 검사는 정부보다 한 발 빠른 대처라는 호평을 얻었다. 최근 조 구청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명함을 내밀게 된 것도 이런 이슈 주도력과 생활 밀착형 행정 자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더위를 막는 ‘서리풀 원두막’은 서초구가 시작한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행정 사례로 꼽힌다. / 사진:서초구청

더위를 막는 ‘서리풀 원두막’은 서초구가 시작한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행정 사례로 꼽힌다. / 사진:서초구청

서초구가 재산세 환급을 추진한 배경은 뭔가?
 
“재산세 인하는 지난해 박원순 전 시장의 유고가 있기 전부터 추진해온 정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자 서초구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이 구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저 또한 그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서초구 의회가 지방세법 근거에 따라 관련 조례를 10월 23일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주택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초구 재산세는 지난 3년간 72% 올랐다. 재산세는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평생 모은 자산이 집 한 채인 이들에게는 세금 폭탄과 같은 충격을 안긴다. 2008년 재산세 공동과세가 도입된 이래 매년 자치구가 거둔 재산세의 절반이 서울시로 이전된다. 그래서 이미 거둔 재산세에서 서초구 몫인 50%를 구민들에게 돌려 드리기로 한 것이다.”
 
 

“서울 자치구들이 재산세 환급 망설이는 이유 따로 있다”

서초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회의를 비대면 영상회의로 대체해 시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서초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회의를 비대면 영상회의로 대체해 시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금은 서울시에 의해 제동이 걸려 답보상태에 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제 시행 후 처음으로 서초구 조례안의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결정 신청을 대법원에 냈다. 대법원에서 자세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집행정지결정을 인용했지만 서초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환급 절차를 보류했다. 서초구는 본안 소송을 잘 준비해서 환급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재산세 감경 등 시민들의 세금 고통을 덜어 드리는 조치를 가장 먼저 취할 것이다.”
 
서울의 나머지 자치구도 재산세 인하에 심드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서울시 24개 구청에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모두 민주당 소속인 구청장들이 일제히 반대를 하더라.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모두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를 50%를 감경해 준다고 하자. 그랬을 경우 25개 구청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1700억원이 채 안 된다. 구별 평균 60여억원 정도다. 그런데 서울시 자치구가 2019년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잔액이 평균 760억원에 달한다. 예산이 그렇게 남아도는데 60여억원 정도 드는 재산세 환급을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혹시 재산세를 감경하면 징벌적 과세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왔던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는 결과로 비쳐질까 주저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더구나 참여정부 시절인 2004~2006년 집값이 치솟자 당시 25개 서울 자치구 중 20개 이상의 자치구가 재산세를 인하한 전례가 있다. 당시 자치구 여건에 따라 10~50% 재산세를 감경했었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에 즈음해 조 구청장은 서울 도시공간의 입체화(지상, 지하 동시 개발)를 통해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 한남IC~양재IC까지 약 6.8㎞ 구간을 지하화해 상부는 공원으로, 주변의 완충녹지는 주택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기존 고속도로 구간은 지하로 내려 만성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인근 녹지에 주택 2만 세대를 공급하는 식이다. 또 7만 평(23만㎡)에 이르는 완충 녹지 중 2만~3만 평(6만6000㎡~9만9000㎡)을 매각, 2조~3조원을 확보한 뒤 한남대교 남단에서 서울 도심과 서대문, 은평구를 관통하는 통일로 지하화 예산으로 쓰겠다는 야심찬 청사진도 내놓았다. 서울 도심을 지상으로 달리는 지하철 2호선 구간(잠실~한양대입구)을 지하로 내려 소음 분진 등 불편을 해소하고 지상구간은 녹지로 활용하는 방안 등, 그가 구상하는 서울시의 변신은 기존의 발상과 확연히 궤를 달리한다. 조 구청장은 “어떤 사업이든 예산 문제로 좌초하게 된다”면서 “조은희의 서울 도시공간 개조는 별도의 공공 재원을 들이지 않고 개발 과정에서 얻는 재원을 활용하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서울시장에게 주어지는 재량권은 얼마나 될까?
 
“서울시장의 가장 중요한 권한 중의 하나가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권’이다. 사람들이 변창흠 국토부장관에게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할 것인지를 계속 문의하던데 국토부장관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그건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에 속한다. 재건축·재개발의 종상향 및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권한 또한 서울시장이 가지고 있다.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정책을 쥐고 있다. 또 정부여당은 징벌적과세정책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용도지역 종상향을 통한 고밀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권은 국민에게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한다. 내 집에 대한 인간의 본성이랄까, 근본적 욕구에 대한 조 구청장의 시각을 듣고 싶다.
 
“우리 국민의 내 집에 대한 정서는 단순 자산 그 이상이다. 집은 인생 성공의 상징이자 노후 생활의 보장책이다. 내 집에 대한 꿈은 수천 년 이어온 문화적 DNA이자 인간이라면 갖는 기본적인 바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여 회에 걸친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부동산값은 물론 관련 세금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천만 서울시민, 아니 전국민이 적어도 내 집 한 칸을 장만해서 편안한 삶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임대가 아닌 내 집을 제공하겠다”

 
 
서초구는 ‘청년내집주택’,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싱글싱글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왔다.
 
“서초구청장으로서 만나본 청년들은 극심한 전월세 고통에 힘들어하고 있으며,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얻는다는 불안감에 ‘패닉 바잉(일단 사고 보자는 심리)’에 내몰리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 공급하는 걸 청년 주택 정책의 기조로 삼는다. 이래서는 임대기간이 끝나는 순간 다시 주거 유목민으로 내몰리게 된다. 나는 공공임대주택과 함께 저렴한 이른바 ‘청년내집주택’을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분양가의 20~30%를 미리 내고 주택 지분을 매입한 뒤 나머지는 모기지론을 활용해 30년 동안 나눠서 상환하는 방식이다. 분양가를 시세의 80% 수준에서 산정하고 일반 주택과 같이 자유 거래가 가능하다. 이런 경우 로또 분양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시세 차익의 일부를 거주 기간이나 자녀 수에 따라 환수하는 등 방법은 만들기 나름이다.”
 
 
박성현 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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