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뚜벅이 배달에 나선 직장인 염모(28)씨가 비대면 배달에 나섰다. 염씨제공
“국물 요리를 배달하고 5000원 벌었어요. 배달 중에 국물이 흐르지 않게 하려고 엄청 조심해서 운반했는데…이것도 진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염모(28)씨의 ‘배달뚜벅이’ 체험 후기다. 배달뚜벅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도보 배달에 나선 일반인을 뜻한다. 주로 자신의 집과 가까운 거주지로 배달을 대행해준다.
운동 겸 배달나서는 직장인
쿠팡이츠와 배민커넥트의 경우 기본 배달료는 3000원 선이다. 배달비 4000원 안팎에, 하루 3시간 정도 도보 배달을 하고, 1시간에 한 건 정도의 배달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달이면 30만원 정도의 벌이가 되는 셈이다. 거리할증, 날씨할증도 있어서 건당 수입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배달뚜벅이는 직장인의 재택근무로 점심과 퇴근 시간에 여유가 생기면서 확산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밀집된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염씨는 “오피스텔에서 배달음식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 주로 점심 시간과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배달한다”며 “재택근무로 집에만 머무르니 운동량이 줄어든 것 같아 운동을 겸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1km 이내의 배달은 오토바이보다 더 빨리 배달이 가능하기도 하고, 교통 혼잡 등의 문제가 있을 때엔 유용한 배달망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지난 19일 쿠팡이츠를 통해 도보 배달에 나선 직장인 염모(28)씨의 모습. 염 씨 제공
수능 끝난 수험생도 배달뚜벅이로

뚜벅이 배달에 나선 직장인 염(28)모씨는 이날 배달 1건으로 4000원을 벌었다. 염씨 제공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도 가세하고 있다. 식당과 영화관, 스키장 등 수험생 인기 아르바이트의 채용이 코로나19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대학입학을 앞둔 이모(19)씨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엔 영화관 아르바이트에 로망이 있었는데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집에만 있기 갑갑하니 뚜벅이 배달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비대면 배달이어서 코로나감염 위험성도 적다는 게 도보 배달의 장점”이라고도 했다.
배달비 오를까? 점주, "배달 품질 걱정돼"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배민과 요기요 배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1
경험이 부족한 일반인의 엉성한 배달로 점주와 고객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오배송일 경우 비대면 배달이 많기 때문에 제때 확인이 어렵다. 배달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의 파트타임 배달이 늘어나면서 배달 문제로 점주가 피해 보지 않도록 음식평과 배달평을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