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참석한 문재인 정부 주요 외교 인사들. 왼쪽부터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1/e60fbd33-055b-4ed2-a455-ed11633e6f64.jpg)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참석한 문재인 정부 주요 외교 인사들. 왼쪽부터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트럼프·김정은 중간 연락책 역할
바이든 “폭력배에 정당성” 부정적
싱가포르 합의 계승 엇박자 우려
문체 황희, 중기 권칠승 장관 내정
하지만 외교가에선 갸우뚱하는 반응이 많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과 주제네바 대사 등을 지낸 정 후보자의 전공은 통상이다. 정무적 차원, 특히 안보 분야에서의 대미 외교 경험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근무한 약 3년에 집중돼 있다.
특히 정 후보자는 2018~2019년 이뤄진 남북·미 간 대화의 중심에 있었다. 2018년 3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곧바로 워싱턴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전한 게 정 후보자였다. 백악관에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직접 브리핑도 했다.

3개 부처 장관 후보자
실제 정 후보자의 카운터파트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펴낸 회고록에서 “정 실장은 나중에 김정은에게 먼저 그런 초대(북·미 정상회담)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회고록은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자가 외교장관이 되면 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바이든 행정부에 싱가포르 합의 계승과 북한과의 대화 재개 등을 설득하는 게 주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후보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핵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평가하며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가 대미 외교 과정에서 ‘싱가포르 선언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면 동맹 관계에서 부작용 발생은 물론이고 이번 인선이 애초에 미국이 아니라 북한을 더 중심에 두고 한 것이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정 후보자 내정을 “북한과의 대화를 부활시켜 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2차장에 임명했다. 외교부 북미국장, 차관보 등을 지낸 신임 김 차장은 외교부 내에서도 손꼽히는 미국통이자 북핵통이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