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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비대면 졸업…사라진 '꽃 시즌' 농가·상인 시름



[앵커]



원래 이맘때 열리는 졸업식이나 입학식 같은 행사가 규모를 줄이거나 거의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꽃을 키우고 파는 분들도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헐값에도 잘 안 팔리니 꽃을 태워버리거나, 아예 포기하고 꽃밭을 갈아엎기도 합니다.



오늘(20일) 밀착카메라, 조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조예진/서울 방화동 : 만나는 일도 줄고 다른 곳처럼 배달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아무래도 꽃 살 일 자체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김동혁/서울 한남동 : 이게 보통은 사람을 만나야지 꽃을 주게 되는데…]



오늘 졸업식이 있는 한 고등학교 앞입니다.



지난해엔 졸업생과 가족, 특히 꽃을 파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휑합니다.



코로나 19 거리두기 때문인데요.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만 이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꽃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꽃다발로 가득해야 할 냉장고가 텅 비었습니다.



[채경옥/강서청우꽃도매 대표 : (원래 이맘때는) 지금 보시다시피 만들어 놓은 게 하나도 없잖아요. 꽃다발, 꽃바구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 다른 꽃집도 마찬가지



[이선주/샤론플라워 대표 : (졸업 시즌에) 실질적으로 나갔던 것은 하나? 다발 하나. 자진 폐업하는 곳도 많고.]



꽃집에 꽃을 공급하는 새벽 도매시장을 찾았습니다.



밤 12시가 되어서야 문을 여는 이 곳.



국내에서 가장 큰 꽃시장, 양재 꽃시장입니다.



이 곳을 통해서 전국 각지로 꽃들이 보내지는 겁니다.



상자마다 색색의 장미들이 가득합니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꽃집 등에 팔립니다.



지난해 졸업 시즌엔 가득했던 도매상들의 자리.



빈자리가 많습니다.



[박주식 (경매사 / 양재꽃시장 팀장) : 아예 졸업을 안 하고. 지금 이중고도 아니고 삼중고도 아니고 완전히 지금 초토화가 된 거죠, 화훼 쪽 자체는.]



꽃을 싣고 전국으로 향할 화물차도 줄었습니다.



이곳은 차량 10대가 꽃을 싣고 나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4대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4년 간 해마다 1월에 꽃다발용 꽃이 얼마나 팔렸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2018년에서 2020년의 경우 1월 판매금액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오늘까지 판매금액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다른 공판장을 찾았습니다.



열띤 입찰이 한창인데, 속내는 답답합니다.



[신용만/부경화훼공판장 도매업자 : (꽃 가격이) 작년에 3000원 했는데, 이제는 1000원 하니까 꽃이 안 나가니까. 자체가. 장사도 문제고 농가도 문제고.]



꽃을 기르는 농가는 어떨까.



우리나라 최대 화훼단지 경남 김해 대동면입니다.



부케를 만들 때 사용하는 라넌큘러스 꽃밭입니다.



북극한파가 몰려온 요즘도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10도에서 20도 사이로 유지해야 합니다.



매주 4000송이씩 수확해야 합니다.



지난해 송이당 7천 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절반 가격에도 다 팔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



난방비와 인건비, 땅 임대료를 빼면 손해가 쌓이고 있습니다.



[성현우/형제농원 대표 : 코로나 때문에 큰일 났어요. 완전 진짜 망했고. 여기가 1400평인데 한 3000만원 모종 값이 들어가고. 그거 떼고 나면 인건비도 안 나옵니다.]



졸업 꽃다발에 들어가는 흰색 금어초를 매주 7천 송이씩 수확하는 이삼수 씨.



지난해엔 한송이에 500원씩도 팔았는데, 올해는 3분의 1 가격인 150원인 날이 많습니다.



그 값에도 팔리지 않아 다시 찾아 오거나, 헐값에 내놓기도 합니다.



[이삼수/금어초 농장 대표 : (가격이 낮으면 어떻게 해요?) 헐값이라도 팔아야 생활이라도 해야지. 꽃다발 수요가 원체 많이 줄다 보니까.]



인터넷을 이용해 팔아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꽃을 팔아 원가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침 8시 경매에 나왔던 꽃들입니다.



이렇게 싱싱하고 멀쩡한데, 유찰에 유찰을 거쳐서 창고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마지막엔 쓰레기장으로 향합니다.



자식처럼 키운 꽃들을 버리고, 창고에 쌓아두는 상황이 계속되자 밭을 갈아 엎거나, 불 태우기도 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봄, 코로나가 확산되자 농가들에 1년 짜리 무이자대출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유행이 1년을 넘기면서 빚이 더 늘고 있습니다.



[정종진/카네이션 농장 대표 : 당장 작년 대출을 다 갚아야 하는데 (그때는 1년 후에 코로나가 끝날 줄 알고) 이거 뭐 대책이 없습니다. 올겨울에는 그나마 좀 나아지겠다 생각했는데 더 심해졌잖아요.]



화훼농가들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대출기한이라도 늘리고, 꽃 종자값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겁니다.



꽃은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함께하는 의미로 사용되곤 하죠.



지난해 이 거리에선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을 위해 함께 웃고, 울며 꽃을 주고 받았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꽃을 키우고 파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나눌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화면제공 : 거베라연구회 정윤재 사무국장)

(VJ : 최효일·박선권 /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한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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