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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지갑 여는 타이밍 달라졌다…'덜·더·따' 코로나 쇼핑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지난해 두 아이를 둔 직장맘 김혜인(43) 씨는 백화점에 간 날을 손에 꼽는다. 김씨는 19일 "전에는 아이들 옷도 사고 장도 볼겸 한 달에 두어번씩 들렀지만 지난해에는 문화센터도 끊고 장보는 횟수도 절반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걱정에 백화점 식당가에서 하던 학부모 모임도 집으로 바꿨고 한 번 갈 때 몰아치기 쇼핑을 하다보니 짐이 많아져 차를 이용했다. 
 

롯데百의 3억2022만여 건 구매 빅데이터 분석

롯데백화점 2020년 구매고객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롯데백화점 2020년 구매고객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19가 지난 1년간 소비자들의 돈 쓰는 방식을 확 바꿔놨다. 중앙일보는 2020년과 2019년 롯데백화점의 구매 관련 3억2022만여건의 빅데이터를 단독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백화점 이용객 837만명의 돈 쓰는 방식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에 덜 가고, 한 번 가서 더 사고, 쇼핑공간에서 따로 즐기는 이른바 ‘덜·더·따' 소비(덜 가고, 더 사고, 따로 즐김) 행태가 뚜렷했다. 
 

쇼핑 횟수 줄었지만, 한 번 살 때 많이 사  

먼저 롯데백화점 이용객들은 지난해 평균 6.1회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방문 횟수 7.5회보다 2회 이상 감소했다. 그렇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의 구매 건수도 2019년 1억7604만여 건에서, 지난해에는 1억4418만 건으로 18%가 줄었다. 그 대신 한 번 갔을 때 몰아치기 쇼핑을 하는 경향(한 번에 다 산다·One Shot All Buy)이 두드러졌다. 이는 객 단가(방문객 1인당 쓰는 비용)를 통해 드러났다. 2019년 방문객 1인당 평균 객단가(1회 방문 시)가 17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0만원으로 17% 가량 늘었다.
  
이런 현상은 구매력이 강한 ‘상위 20% 소비자’에서 더 뚜렷했다. 이들의 1회 방문 때 평균 구입액은 2019년 24만원에서 지난해에는 30만원으로 커졌다. 김철관 롯데백화점 데이터 인텔리전스 팀장은 “고객들의 방문 횟수는 줄었지만 목적 구매 성향은 강화됐다"며 "한 번 방문해도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쇼핑을 할 수 있게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시간 줄고, 붐비는 시간대도 변화  

백화점 방문객들의 쇼핑 시간도 줄었다. 2019년 5시간이던 방문자의 평균 체류 시간이 2020년에는 4시간으로 20% 줄었다. 쇼핑공간에 불특정 다수가 몰리다보니 다른 사람과 섞여 오래 머물기를 꺼린 결과라는 게 롯데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대도 변화했다. 코로나19 이전만해도 백화점에는 ‘오후 7시 이후’가 구매력 있는 여성 소비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였다. 
 
하지만 지난해에 오후 7시 이후 방문객은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 퇴근 후 장을 보러 들르곤 했다는 나현아(33ㆍ여) 씨는 “재택근무를 자주 하다보니 퇴근 개념도 약해지고 또 퇴근 시간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오히려 안가게 된다"며 "요즘엔 백화점이 상대적으로 한산한 평일 오후 3~4시쯤에 자주 간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온라인구매 건수도 퇴근 시간대는 한 해 전보다 28.6% 줄었고, 점심시간대의 구매 건수는 16.4% 늘었다.   
 
롯데백화점 지난해 성별·연령대별 구매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롯데백화점 지난해 성별·연령대별 구매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쇼핑 가도 공유나 쇼핑객과 섞이는 것 꺼려    

코로나19 이후 공유나 대면을 꺼리는 모습도 수치로 확인됐다. 우선 지난해 자가용으로 백화점을 찾은 이가 전년보다 138% 늘었다. 그만큼 대중교통을 이용자나 뚜벅이 쇼핑족은 감소했단 의미다.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유모차 대여 건수도 78% 줄었다. 우수 고객의 휴식 등을 위해 마련해 놓은 라운지에서 커피를 받아 갖고 가는 빈도도 한 해 전보다 53%가 늘었다. 롯데백화점 이용객들이 방문한 점포 수도 2019년 2.2개에서 지난해에는 1.5개로 감소했다. 낯선 점포에 가기보다 자주 가 익숙한 점포를 찾은 셈이다.
 
또 코로나19 후에도 MZ세대(1990년대~2000년대 초중반 출생자)의 소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령대의 소비액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 해 전보다 소폭이지만 1%가 늘었다. MZ세대의 소비 증가는 1인 가구의 증가와도 맞물려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대학생 1인 가구, 직장인 1인 가구로 추정되는 소비가 각각 24%~32%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 “코로나19 이후 쇼핑객들의 목적구매 성향은 더 강해졌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 횟수도 줄었다"며 "유통업체로서는 층별로 무작정 상품을 진열하기보다 쇼핑 패턴을 분석해 최적화한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게 생존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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