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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폭행 해임 위기 항우연 원장, 퇴임 4일 전 구사일생 살았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프리랜서 김성태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프리랜서 김성태

임기 만료 직전 불명예 해임 위기에 몰렸던 임철호(69)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19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권고한 임 원장 해임안에 대해 ‘수정 가결’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요구한 해임은 하지 않되 연봉을 25%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임 원장은 퇴임 전 지난 한 해 연봉 중 일부를 토해내야 한다. 2018년 1월에 취임한 임 원장의 공식 임기는 4일 뒤인 오는 23일 끝난다.
 
과기정통부가 산하 기관의 기관장인 임 원장에 대한 해임 권고를 한 것은 원장의 직원 폭행 사건 때문이다.  임 원장은 2019년 말 임직원들과 음주를 겸한 회식자리에서 부하들과 언쟁을 벌이다, 그중 한 명의 팔을 깨무는 등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 내부에서는 그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와 임 원장 사이에 갈등이 있어왔다.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이후 임직원 중 한 명이 국민권익위원회 신문고에 올리면서 밖으로 알려졌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임 원장과 항우연에 대한 감사를 벌여 ‘주의 조치’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현장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이 문제를 거론하며 과기정통부의 ‘봐주기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례적으로 재감사에 들어갔고, 결론은 ‘해고’였다.  임 원장이 해임 권고 결정은 과하다며 과기정통부에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기계에서는 과기정통부의 해임 권고와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한 사건에 대해 재차 심의해서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도 맞지 않고, 임기 만료 직전인 산하 기관장을 굳이 해고하겠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 커뮤니티 ‘과학기술과 미래전략’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1%와 87%가 권고 내용과 시기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국회 과방위의 요구를 받은 과기정통부가 다시 감사를 벌여 임원장 해임을 권고했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출연연 원장에게 해임 결정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며 "원장의 폭행 사건 뒤에는 항우연 내부의 구조적 갈등 문제가 있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이날 해임안이 부결된 것에 대에 “오늘 이사회 심의를 통해 항우연 원장으로서 명예롭게 임기를 마무리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그리고 애써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항우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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