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尹 수사' 연거푸 질문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조 의원이 언급한 여권 인사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면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왜곡된 전제 사실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공수처 1호 사건을 언급한 데 대해 최 의원은 “윤 총장의 장모 사건이 이슈가 됐을 때, (공직자의)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만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공수처가 초유의 ‘옥상옥’ 수사 기관이 될 거라는 우려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그는“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국민 편만 들겠다는 자세로 일하면 지켜질 것”이라며 “정치적 외압에 대한 방패막이는 공수처장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성 수호 의지가 의심된다면 공수처는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尹 보스 기질 다분…'찍어내기' 시각 100% 동의 못 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에 김 후보자는“차장 인선, 검사, 수사관 등을 선발해 온전하게 수사할 수 있는 수사체로 완성되려면 적어도 두 달은 걸릴 것"이라며 ”그때 이 사건들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의 규모는 검찰 순천지청 정도"라며 "이 사건을 공수처가 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법 제24조1항은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윤 총장을 ‘조직 보스’라고 지칭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 “친분 있는 분에게 말씀드린 것인데 와전됐다”며 “보스 기질이 다분한 것 같다고 했고 조직이란 말은 안 했다”고 해명했다.
“윤 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가 ‘찍어내기’를 당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국민도 많은 것 같다”면서도 “100% 동의는 못 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선도적 역할 해야…검사 파견 안 받을 것”
김 후보자는 “공수처의 탄생은 제식구 감싸기, 표적 수사라는 기존 수사기관의 부정적 문제점 때문”이라며 “공수처가 기존 수사기관에 대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병철 민주당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1991년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와 비교해 검찰이 당시 받았던 불신이 30년이 지나도록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화했다”라며 “목적을 정해 놓고 하는 무리한 수사 관행으로의 탈피가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검찰 출신 검사나 수사관이 공수처에서 친정에 대한 수사를 벌일 때도 “제 식구를 감쌀 우려가 있다”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선 “현직 검사는 파견받지 않으려 한다”며 “견제 원리가 작동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공수처가 선진 수사기구의 전범이 되도록 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며 “그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기관과 협력하고 발전하면서 견제와 균형의 헌법 원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