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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史를 터키에 역수출…김형오 전 국회의장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터키판 표지. [사진 21세기북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터키판 표지. [사진 21세기북스]

터키의 역사를 다룬 한국책이 터키에서 출간됐다. 역사의 '역수출'이다. 출판사 21세기북스는 “2016년 나온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지난해 11월 말 터키의 출판그룹 로투스가 출판했다”며 “터키에서 한국 소설이 번역된 적은 있지만 인문ㆍ역사서가 터키어로 번역ㆍ출판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로투스는 1999년 설립돼 역사·철학 도서를 주로 내는 곳이다.
 
저자는 김형오(74) 전 국회의장이다. 2008~2010년 국회의장을 지낸 5선 의원인 김 전 의장은 2012년 불출마 선언 후 『술탄과 황제』를 출간했고 4년 후 전면 개정판을 냈다. 19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그는 “이 책과 동행에 8년이 흘렀다”고 했다.
 
책은 1453년 54일동안의 치열한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싸움에서 승리한 21세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 또 반대편에서 패배하고 산화한 비잔티움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가 두 주인공이다. 두 군주의 리더십과 내밀한 심리를 정교하게 그렸다. 김 전 의장은 “서양ㆍ기독교 문명이 동양ㆍ이슬람 문명에 정복된 후 중세에서 근세가 시작된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수많은 사료를 탐독하고 정리했다”고 했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2008년 이스탄불의 군사박물관을 방문했는데 배가 산을 넘어가는 그림이 있더라. 어떻게 가능하냐고 했더니 가이드가 아주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했다. 역사에 대해 안다고 자부했던 사람인데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한국에 돌아와 이 사건에 집중했다. 그러다 스물한살짜리 술탄에 완전히 매료 돼 2년동안 각종 책을 읽고 2년은 집필 구상에 바빴다.” 거대한 군사와 함께 배를 끌고 산을 넘어와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해버렸던 메흐메드 2세에 관한 자료는 한국에 많지 않았다. 그는 “아마존을 뒤져 전세계 서적을 찾고, 터키도 수시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한국어판 표지. [사진 21세기북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한국어판 표지. [사진 21세기북스]

개정판에는 더 많은 사료가 쓰였다. “초판에서 영어로된 자료를 주로 봤기 때문에 시각이 왜곡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키어로 된 자료로 다시 4년을 파고들었다.”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인 학자, 한국어 강사 등을 찾아 번역을 부탁했고 터키 현지의 역사 학자, 전문가들을 인터뷰 했다.
 
터키 출판은 쉽지 않았다. 출판사 측은 “몇년 전에도 터키 출판사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에는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배경에는 역사에 대한 터키의 자부심이 있다. 김 전 의장은 “오스만 제국에 대한 자부심 덩어리가 현재의 터키이고, 그 영화의 첫 발을 딛은 사람이 메흐메드 2세다. 그 영웅인 술탄을 망해가던 나라의 황제와 동일시한 것을 터키인들은 쉽게 허락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치면 이순신 장군과 일본의 적장 아무개를 동격으로 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타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지만 패자의 기록과 심정도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한 명의 병사로 적진에 돌진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최후가 자세히 묘사돼 있고, 김 전 의장은 “의연히 산화한 황제는 무덤조차 없다. 하지만 내 가슴엔 묘지가 세워져 있다”고 썼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중앙포토]

김형오 전 국회의장. [중앙포토]

외교학을 전공한 김 전 의장은 졸업하고 신문 기자, 정치인을 거쳐 작가로 ‘전향’했다. 2018년에도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를 펴내며 역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잘 다뤄지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하나를 지금도 손에 잡고 있다.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진 않지만 언젠가 하나 내놓을 것 같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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