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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때 상처 아물지 않았다" 새벽 서해 흔든 지진의 정체

기상청은 19일 오전 3시 21분쯤 중국 칭다오 동쪽 332㎞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지를 나타낸 지도. 자료 기상청

기상청은 19일 오전 3시 21분쯤 중국 칭다오 동쪽 332㎞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지를 나타낸 지도. 자료 기상청

19일 새벽 호남지역 일부 주민들이 잠을 설쳤다.
이날 오전 3시 21분 서해 어청도 서쪽 180㎞, 중국 칭다오 동쪽 332㎞ 해상에서 규모 4.6의 강한 지진이 발생한 탓이다.

한·중 영해 바깥 중간지점에서 발생
中지진청 분석 인용 1시간 뒤 발표
진동 느낀 시민들 원인 몰라 '불안'
대마도는 국내 조기경보 영역 포함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전남·북 지역에서 최대 진도 II 정도의 진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진도 II에서는 지진계에 의해서만 탐지가 가능하고, 민감한 사람들만 진동을 느끼는 수준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일부 고층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지진에 따른 저주파 진동을 느껴 소방당국에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5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1시간가량 후인 이날 오전 4시 13분에 중국 지진청(CEA) 분석 결과를 인용해 '국외 지진 정보'를 발표했다.
 
이번 지진 발생 해역이 한국이나 중국 영해에 속하지는 않고,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위치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국외(해외)지진의 경우 규모 5.5 이상일 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번 지진은 그보다 약하지만, 국내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정보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동을 느낀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을 몰라 새벽 시간에 한 시간 가까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윤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국내 지진 조기경보 영역을 서해 쪽으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해의 경우 수심이 얕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가 크지는 않겠지만, 강진에 따른 지진해일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대마도까지 조기경보 영역 확대

2017년 12월 조정한 지진 조기경보 영역. 기존 영역(붉은색 선)에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영역이 더해진 것이다. 자료: 기상청

2017년 12월 조정한 지진 조기경보 영역. 기존 영역(붉은색 선)에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영역이 더해진 것이다. 자료: 기상청

이에 앞서 기상청은 지난 2017년 12월 국내 지진 조기경보 영역을 일본 대마도까지 확장했다.
 
당시 기상청은 "2016년 4월 일본 규슈 구마모토 지진(규모 7.3)과 같이 나라 밖에서 발생한 지진이라도 국내에 영향이 큰 경우 조기 경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조기경보 대상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4월 일본 규슈 지진 당시 부산과 경남지역 등지에서도 진동이 전달돼 시민들이 불안을 느끼기도 했다.
 
국내 조기경보 영역에서는 규모 5.0 이상일 때 경보를 발령한다.
지진 조기경보는 지진 피해를 일으키는 지진파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 발생 상황에 대해 경보를 발령하는 것을 말한다.
 
지진파 중에서 P파가 S파보다 약 1.73배 빠르게 전파되며, 뒤늦게 도달한 S파의 큰 진동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주택. AP=연합뉴스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주택. AP=연합뉴스

기상청은 현재 일본 규슈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대해서도 국내 조기경보 시스템과 연계해 조기 경보를 시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관측되는 진도가 IV 이상일 것으로 예상할 때 조기경보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서해 쪽으로의 조기경보 영역 확장에 대해 기상청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이 우리와 지진 자료를 공유하고는 있지만, 국가정책 상 통상 30분 늦게 보내고 있어 조기경보로서의 의미는 없다"며 "서해 도서 지역에 설치한 국내 지진관측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분지는 지질학의 '블랙박스'

한편, 이날 지진과 관련해 이윤수 교수는 "서해 백악기 때 형성된 군산 분지 경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군산 분지는 지속해서 퇴적되면서 가라앉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4월 1일 새벽에도 충남 태안 앞바다,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강진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군산 분지 경계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백악기에 생성된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도 석유탐사와 관련해 서해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한중 양국의 연구자들이 지질학 조사에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 분지는 지난 1억 년 동안 계속 가라앉고 있고, 그 위에 퇴적물이 쌓이고 있어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는 백악기 이후 현재까지의 기록을 담은 '블랙박스'로 간주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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