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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청문회전 답변만 1072쪽 "난 중도…보유주식 팔수도"

18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뉴스1

18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뉴스1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중립적인 정치 성향’을 강조한다. 공수처가 정권의 입김에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를 누그러뜨릴 목적이다.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살펴 보니

김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1072페이지 분량의 서면질의 답변서에는 ‘중립’을 강조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김 후보자는 “후보자의 성향은 어디에 해당하는가”라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특별한 정치적 성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중도라고 생각하는 근거를 물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며 “지금까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거나, 정당 가입 등을 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盧 탄핵 기각 비판, 판단 기준 보완하자는 취지”

정치적 해석 시비를 낳은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017년 8월 논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 결정에 대해 “탄핵 요건을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와 비교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탄핵 사유 판단 기준을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을 뿐 두 전직 대통령의 탄핵 결정 자체를 평가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文 법무부 인권국장 지원, 인권 관심 때문일 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인권국장 공모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선 “평소에 기본권과 인권 정책에 관심이 많았고 국가의 인권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1억원 상당의 바이오 테마주(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보유 중인 것과 관련해 “2001년쯤 미국 하버드 로스쿨 유학 중 만난 회사 대표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해 2017년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2020년 8월 중순 이후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불법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는 미코바이오메드 외에도 12개 종목 주식을 보유 중이다.
 

“주식 13개 종목 다 매도할 수도”

그는 “공수처장이나 공수처 검사 등이 기업 수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식 보유나 거래 제한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보유 주식들을 전부 처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1998년 판사를 그만두고 고액 연봉이 제공되는 로펌(김앤장)에 간 이유에 대해 김 후보자는 “가장이던 아버지가 실직해 장남인 내가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며 “또한 판사 생활을 3년 해보니, 판사를 제대로 하려면 나이가 최소 40세는 돼야 하고 사회 경험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18일 오전 대검찰청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를 고발하고 있다. 제3자 주주배정 방식을 통해 시세보다 싸게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취득한 게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셈이라는 주장이다. 연합뉴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18일 오전 대검찰청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를 고발하고 있다. 제3자 주주배정 방식을 통해 시세보다 싸게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취득한 게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셈이라는 주장이다. 연합뉴스

 

하버드 로스쿨 유학, B+ 학점 탓 수료 그쳐

인사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법률가로서 역량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김앤장 출신 변호사 대부분은 해외연수 시 로스쿨 학위를 취득하는데 왜 김 후보자는 하버드 로스쿨에 유학 갔는데도 학위를 취득하지 못하고 수료만 했나”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평균 평점이 B+였는데, 학교 기준에 미치지 못해 수료 처리가 되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대신 ‘국내에서 판사, 변호사, 특검 수사관,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을 모두 경험한 법률가는 본인 한 명뿐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역량 부족 우려에 반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경험이 특검 수사관 경험에 그친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수처 차장 및 소속 검사 등과 협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소 전 모의재판하는 영국 롤모델”

김 후보자는 공수처 운영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밝힌다. 그는 영국의 중대부정수사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수사팀과 외부 변호사 간의 모의재판을 통해 기소하는 절차를 벤치마킹할 만한 제도로 본다. 공수처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공수처장의 임기(3년)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찰로부터 검사 파견을 받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소수 사건만 수사…정보수집도 고소·고발·언론 통해서만”

그는 과거 검찰의 부당한 수사 관행(별건·표적·먼지떨이 수사 등)을 지목하며 “공수처는 절제되고 품격 있는 수사를 하겠다”며 “양적 측면에선 많은 사건을 처리하기보다는 소수의 사건을 엄선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에 앞선 범죄정보 수집도 고소·고발·언론 등을 통한 소극적인 형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소 이후 무죄 판결에 대한 기계적 항소 관행도 따르지 않겠다고 김 후보자는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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