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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벚꽃 피는 순서로 망한다? 영호남大 78% 사실상 미달

지난달 4일 서울 한 학원이 개최한 2021 대입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서울 한 학원이 개최한 2021 대입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입 정시모집에서 영·호남 지역 대학 10곳 중 8곳 꼴로 경쟁률 3대 1을 넘지 못해 사실상 미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감소로 대입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수도권에서 먼 지역 대학의 경쟁률이 낮고 수도권으로 올라올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대학가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속설이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68개교 중 53곳 경쟁률 3대1 안 돼
1인당 세번 지원, 100% 충원 힘들어
전원 장학금 등 혜택도 효과 없어
“지방대 붕괴 시작, 지역 소멸 위기”

광주 모든 대학이 3대 1 미달…전남 경쟁률 '최저'

18일 중앙일보가 전국 187개 대학(캠퍼스 포함)의 2021학년도 정시모집 결과를 조사한 결과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해 미달한 곳은 18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11곳이 영·호남에 몰려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는 4곳이 미달이었는데, 모두 소규모 신학대학이었다. 이번 조사는 원서접수 대행사나 학교 홈페이지에 최종 경쟁률을 공시하지 않은 10곳과 KAIST, 포스텍 등 과학특성화대 5곳을 제외하고 집계했다. 캠퍼스는 분리하되, 통합 공시한 곳은 본교 위치를 기준으로 했다.
2021 정시모집 경쟁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1 정시모집 경쟁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분석 대상 187개 대학교 중 절반에 가까운 90개교(48%)가 경쟁률 3대 1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시모집에선 수험생 1인당 3곳까지 원서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는 곳을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한 학생이 빠져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모집 정원의 3배 이상이 지원해야 학생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경쟁률 3대 1에 미치지 못한 대학 중 상당수가 추가로 충원 모집을 했지만 100% 충원에 실패했다.
 
특히 영·호남 지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석에 포함된 영·호남 지역 대학 68개교 중 53곳(78%)이 경쟁률 3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경우 분석 대상 10개교가 모두 3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11대 1이었던 국립 전남대조차 2.7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지역별 평균 경쟁률은 전남(1.73), 광주(1.91)가 2대 1도 되지 않는 수치를 보였고, 경남(2.11), 경북(2.12), 부산(2.43), 전북(2.68) 등이 모두 저조했다. 이어 강원(3.20), 충남(3.42), 경기(4.87), 서울(5.04) 등 수도권으로 올라올수록 평균 경쟁률이 높아졌다.
 

절박한 지방대, '입학만 하면 아이폰' 유인책까지 내걸었지만…

지방 대학이 내놓은 갖가지 유인책도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광주의 한 사립대는 “○○대 가고 아이폰 받자!”라는 광고를 내걸었다.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아이폰을 주고 충원 합격자에게는 에어팟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 대학은 정시모집 0.77대 1의 경쟁률로 미달됐다.
 
광주 한 대학이 최초 합격 후 등록자에게 '아이폰'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홈페이지 캡처

광주 한 대학이 최초 합격 후 등록자에게 '아이폰'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홈페이지 캡처

이곳뿐만 아니라 대학들은 ‘정시 합격자 150만원 장학금’, ‘합격자 전원 첫 학기 등록금 100% 무료’와 같은 혜택을 내놨지만, 지원자 늘리기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부산의 한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미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다”며 학생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경남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아이폰이나 장학금 몇푼으로 갑자기 경쟁률이 높아진다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다만 몇 명이라도 잡으려다 보니 출혈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달 대학들은 향후 충원 모집에서도 학생을 채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북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이 없는데 충원 대책이 있겠느냐”며 “대입 경쟁률이 계속 떨어지니 차라리 재수해서 서울 간다는 학생이 많아 충원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학 붕괴' 시작…"고교생만으로 운영하는 시대 끝나"

전문가들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붕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감소가 너무 빨라서 해외에서 참고할만한 대응 방안도 찾을 수 없다”며 “대학이 무너지면 곧 지역이 무너지기 때문에 비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재정난 등으로 폐교한 동부산대 전경. 중앙포토

지난해 8월 재정난 등으로 폐교한 동부산대 전경. 중앙포토

 
배 교수는 “이제 고등학생만 받아 대학을 운영하는 시대는 끝났고, 직장인과 외국인으로 대상을 확 넓혀야 한다”며 “지역마다 취업자 업무 능력을 높이고, 퇴직자를 재교육하는 기관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대학을 살리려면 수도권 대학도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서울권 대학이 학생을 흡수하면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 대학의 정원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정원을 줄이는 대신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수도권 대학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남궁민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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