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앙시평] 바이든 시대 통상정책 낙관할 수 없어

박태호 광장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박태호 광장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이제 이틀 후면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산적한 국내문제 해결에 몰두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크게 갈라진 미국 국민과 사회의 통합,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의 안정화,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의 경제침체 회복 등의 과제가 바이든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하나도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세 개씩이나 안고 출범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매우 커 보인다.
 

트럼프와 다른 정책 기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국 산업 보호 우선
바이든 정부에 약점 잡히면 안돼
미국 중심주의 지속에 대비해야

많은 국가들은 바이든의 통상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은 예측불허의 무역제한조치를 남발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된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상황이 어려운 만큼 통상분야는 바이든 신정부의 정책 어젠다에서 다소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자가 과거 신정부 출범 때와는 달리 일찌감치 장관급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명한 것을 보면 바이든 정부에서도 통상분야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임을 시사해 준다.
 
바이든 당선자는 통상정책과 관련하여 미국이 다자무역체제를 중시하고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불공정무역을 시정해 나갈 것이라는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즉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리더십을 보이고 미·중 통상분쟁 등 다양한 통상문제들을 동맹국들과 함께 풀어나갈 것을 예고한 것이다. 나아가 미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거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이러한 바이든의 통상정책 기조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바이든의 통상정책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시급한 국내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이든 신정부는 자국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통상정책을 우선으로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을 전면적으로 펼쳐나가는 동시에 반덤핑 및 상계 관세와 세이프가드 조치 등 무역구제제도의 활용을 극대화할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조정세’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되며 궁극적으로 이를 미국 제조업 노동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다.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위해 해외에 진출한 미국기업을 유턴 시키려고 추진했던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도 강화할 것이다.
 
통상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 아래에서도 중국견제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시절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보조금 지급 등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첨단기술 육성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다양한 통상조치들이 바이든 임기 초반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통상조치의 대부분이 보호무역주의 성격을 강하게 띨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 책 잡힐 빌미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상품의 대미수출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아 경계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우리 기업들은 미·중 통상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정비해야 한다. 즉 가치사슬의 단계 축소, 중국 밖의 지역에 추가 부품생산시설 확보, 동남아지역으로 가공생산지 이전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나아가 중국의 내수시장을 활용하려는 우리 기업들은 오히려 중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나 친환경 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미국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무역협정에 대해서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바이든 신정부가 동맹국과 협력할 것임을 밝힌 만큼 통상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시장경제 및 자유무역 원칙과 다자무역규범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어느 특정 국가를 선택한다기보다 우리나라가 존중하고 추구하는 가치와 원칙을 선택의 근거로 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대외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설득에도 도움이 된다.  
 
바이든 신정부의 통상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낙관할 수 없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미국중심주의 정책은 계속될 것임을 명심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바이든 시대를 맞이해 철저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박태호 광장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