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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원순 성추행’ 인정한 재판부에 대한 협박 중단하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처음 인정한 재판부를 향한 친여 성향 단체의 집단공격이 도를 넘었다.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들을 위축시키고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할까 우려된다.
 

관련 사건 유무죄 가리려면 판단 불가피
사법부 독립 침해 행태에 엄정 대응해야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일했던 여직원 A씨는 그동안 크게 두 갈래로 성범죄 피해를 주장해 왔다. 우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직원들의 묵인 혐의 등은 경찰이 각각 공소권 없음과 무혐의로 판단해 지난해 12월 말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이 재검토 중이다. 재판부 공격 논란은 같은 비서실 남자 직원 B씨가 지난해 4·15 총선 전날 A씨를 성폭행(준강간 치상)했다는 사건 관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B씨에게 지난 14일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런데 이 판결에 대해 ‘적폐 청산 국민참여연대’라는 친여 성향 시민단체가 느닷없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 이 단체는 “B씨의 성폭행 사건과 박 전 시장 사건은 별건인데, 박 전 시장을 성추행범으로 단정했다”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재판부를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단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호소에 대해 자신의 범행이 아닌 박 전 시장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언론 보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재판부로서는 B씨의 유무죄를 판단하려면 박 전 시장의 행위에 대한 판단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9일 수사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로 다음 날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례를 일부 공개해 재판부로서는 이번 판결 과정에서 참고했을 법하다.
 
실제로 재판부는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진술하기 이전부터 B씨의 범행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B씨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사실 박 전 시장의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이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서울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피해 여성 A씨의 인권 보호와는 거리가 멀었다.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둔갑시키고,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러 2차 가해에 앞장섰다. 민주당은 당헌 규정까지 고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박 전 시장의 죽음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길이 막힌 상황을 역이용해 피해자 A씨를 공격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던 참에 연관된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진실의 일부가 드러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제라도 여당은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마땅하다. 피소 사실 유출 혐의를 받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여성단체연합 전 상임대표의 책임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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