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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가 치료제더라"…'무증상' 확진자의 10일 격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7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국민 720여 명 중 한 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는 셈이다. 여전히 남의 일 같은 확진이 언제든 나에게 닥쳐올 수도 있다. 지난달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A씨(28)의 투병 경험을 정리했다.
지난달 격리시설에 입소한 A씨가 식사를 하며 태블릿 PC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A씨 제공]

지난달 격리시설에 입소한 A씨가 식사를 하며 태블릿 PC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A씨 제공]

#당황

A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 영종도 생활치료센터에서 10일간 격리 생활을 한 뒤 퇴소했다. 확진 판정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회사 동료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근처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길 한나절.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무증상이었던 터라 무척 당황했다.

 

#걱정

“이런 일이 나에게도 벌어지다니.” 한탄도 잠시, 5살과 3살 조카가 떠올랐다. 같은 동네에 사는 조카들과 종종 한 방에서 놀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카들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의 부모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이 나왔지만, A씨는 일단 집에 머물러야 했다. 확진자가 늘면서 무증상·경증 확진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에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불안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인천 영종도 경정훈련원에 빈자리가 생기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격리시설로 이송된 그는 건물 2층 2인실에 다른 무증상 확진자와 함께 숙소를 배정받았다. 세로로 길쭉한 형태인 방에 침대와 책상이 2개씩 놓인 구조였다. 창문이 있었지만 5㎝ 이상 열리진 않았다.
A씨가 머무른 격리시설은 한층에 각각 36호실씩 있는 2층과 3층에 무증상, 경증 확진자를 수용한다. 복도 바닥에는 이동방향 안내선이 붙어있다. [A씨 제공]

A씨가 머무른 격리시설은 한층에 각각 36호실씩 있는 2층과 3층에 무증상, 경증 확진자를 수용한다. 복도 바닥에는 이동방향 안내선이 붙어있다. [A씨 제공]

 

#격리

입소 다음 날 간이 컨테이너에서 받은 X-ray 검사를 시작으로 A씨의 격리기가 시작됐다. 매일 같은 시간 식사 후 산소포화도, 체온, 1분간 호흡수 등을 직접 기계로 측정해 결과를 특이사항과 함께 문진표에 적어서 냈다. 폐렴 등 심각한 증상이 없었기에 요청한 코감기약 외에 따로 약 처방을 받지는 않았다. 입소 며칠 뒤 아침, A씨는 눈이 빨개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미각과 후각도 이상했다. 격리시설 관계자에 이를 말하니 “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증상이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적응

입소 때 챙겨온 태블릿 PC로 유튜브 영상과 영화를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료한 일상을 달래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준 컬러링 북을 색칠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증상이 사라졌다. 같은 방 확진자도 치료보다는 휴대전화로 주식 상황을 살피는 게 주된 일상이었다. A씨는 “사실상 태블릿 PC와 휴대전화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었나 싶다”며 웃었다.
A씨가 10일간 머물렀던 생활치료센터 내 2인실 방 [A씨 제공]

A씨가 10일간 머물렀던 생활치료센터 내 2인실 방 [A씨 제공]

#해제

2차 X-ray 검사에서 특이사항이 나오지 않자 A씨의 퇴소일이 정해졌다. 입소 11일째인 12월 26일이었다. 자신이 다 나았는지 걱정이 된 A씨는 퇴소 전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는지 보건당국에 물었다. 대답은 “특이한 임상 증상이 없어 따로 검체검사를 하지 않는다”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은 무증상 확진자가 확진일로부터 10일 동안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격리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걱정

하지만 A씨의 걱정은 여전했다.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데 이어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뒤에야 마음을 놓았다. 보건소 측은 “검사 결과 양성인 바이러스가 남아있지만, 감염되지 않은 죽은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응 지침에 따른 것이지만,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퇴소했으면 더 안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센터 내 계신 분들이 고생하시고 바쁜 것은 알지만, 퇴소 전에 센터 생활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 등 의견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언제든 다시 격리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은 다시 시작됐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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