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 있는 유기견들. 분홍색 옷을 입은 스피츠가 '몰리'다. 사진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
경기도의 ‘반려동물 입양센터’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글이다. 유기견의 절박한 마음이 전해진 걸까. 2019년 5월 거리를 떠돌다 발견된 유기견 ‘몰리’(2세 추정)는 오는 24일 입양된다. 안락사의 위기를 겪었던 개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기적처럼 생기는 것이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반려동물 입양센터는 지난달 15일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는 개들에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다. 공고 뒤 열흘 이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 대상이 됐던 유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책임진다.
유기견이 부활하는 곳

수원시 인계동 청진빌딩 2·3층에 자리잡은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 수원=채혜선 기자

센터엔 갓 태어난 강아지가 들어오기도 한다. 채혜선 기자
센터는 인터넷 카페(cafe.naver.com/ggpetadoptioncenter)를 통해서도 센터 내 유기견을 소개하고 있다. “비룡이는 강아지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지만 잘 삐치는 친구예요”라며 유기견 ‘비룡이’의 사진을 올리는 식이다. 인터넷 게시글을 보고 입양을 결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영상 속 개들의 매력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다른 애들 잘 때 ‘몰리’는 간식 하나 더 달라고 조르네요. 간식 통 꺼내는 소리가 들리니까 ‘점순이’도 나왔어요.”
34마리가 새 주인 찾아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어린이'는 새 주인을 만나 '서울대강아지'라고 불린다. 세번만 가르쳐주면 어떤 것이든 해내는 이유에서 주인은 이 같이 부르고 있다고 한다. 사진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
시범운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센터를 통해 입양된 유기견은 모두 34마리다. 유기견 입양이 늘어날수록 안락사당하는 유기견 수는 그만큼 줄어든다. 이은경 경기도 동물보호과장은 “1인 가구,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 가구가 늘면서 유기동물 수도 매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유기동물 입양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번 입양센터를 시작으로 운영성과 등을 평가한 뒤 다른 시·군에도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유기견 '봄이'. 채혜선 기자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