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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현장 가봤더니…

음식의 모험가들

음식의 모험가들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지음

미국의 탐사 저널리즘 교수
배양육 등 13개 대안 점검

생산 늘리기보다 배분이 중요
GMO 농산물 매도 어려워

고호관 옮김
세종서적
 
1969년 35억 명이던 세계 인구는 50여 년 만에 두 배가 넘는 78억 명에 도달했고, 2050년에는 100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19세기 『인구론』에서 인구 과잉과 식량 부족을 우려했던 토머스 맬서스가 지금의 지구를 본다면 기적이라고 할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기아를 목격하지만 세계 식량 생산 시스템은 그런대로 인류를 먹여 살리고 있다. 종자를 개량하고, 농약과 비료 사용을 늘리고, 공장식 축산을 확대하고, 농업기계에 다량의 화석에너지를 투입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농업이 지속 가능할까. 지금도 물·공기·토양·바다의 오염, 기후 위기, 물 부족을 겪는 터에 현재의 시스템이 계속될 수도 없고, 이어진다고 해도 지구 생태계의 파멸로 인류에게 필요한 ‘칼로리’를 공급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밴터빌트대학 탐사 저널리즘 교수인 아만다 리틀이 세계 곳곳의 식량 생산 현장을 찾아 나선 것도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단순히 필요한 만큼의 식량만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질 좋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도 덧붙였다. 그의 책 『음식의 모험가』는 더 많은 식량 공급을 가능하게 한 성과들,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 해결책으로 제시된 대안을 13개 주제별로 다루고 있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연회 모습. 재활용 음식으로 5000인분의 식사를 마련했다. [사진 세종서적]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연회 모습. 재활용 음식으로 5000인분의 식사를 마련했다. [사진 세종서적]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의 경우 훈제·냉동 연어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기여했지만, 연어 몸무게의 몇 배에 해당하는 물고기를 사료로 제공하느라 남획을 초래했다. 양식장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는 바다를 오염시켰고, 양식 연어 몸에서는 체외 기생충인 이가 득실거린다. 결국 양식장에서는 연어에게 곡물 사료를 먹이게 됐고, 조류(藻類)를 배양한 사료도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를 쏴 기생충을 죽이는 로봇이 등장했다.
 
저자도 언급했지만, 폴 호컨이 『플랜 드로우다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가 크다고 제시한 해결책 상위 20개 중 3위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4위가 육식 줄이기다. 환경을 위해 육식을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결코 쇠고기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저자는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는 업체를 찾아 시식한다. 배양한 오리고기 맛은 실제 고기와 차이가 없었다. 배양육은 세균 오염에서 안전하고, 음식쓰레기 배출도 줄일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저자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시도했던 텃밭 농사 경험을 소개하면서 텃밭으로 더 나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도 몇 명이나 먹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중국에서는 유기농업이 늘고, 미국에서는 도시 공장식 농장이 등장했지만, 문제는 가격과 생산량이다.
 
그래서 식량 증산을 위해 도입된 GMO(유전자변형생물) 농산물을 둘러싼 논쟁을 소개하면서도 찬반 어느 한쪽을 편들지도 못한다. GMO로 대표되는 다국적기업 지배의 식량 생산 시스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되지만 식량 증산이라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오래전 인류가 외면했던 고대 작물을 현대 식량 자원으로 되살린다면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는 농업의 미래는 농업용수의 확보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이스라엘의 해수 담수화 시설의 경우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에도 물을 보내줄 정도로 수자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비용과 에너지 측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인공강우 시도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작고 옅은 구름에서는 억지로 비를 짜낼 수는 없고, 인공 강우에 성공하더라도 강수량을 15% 정도 늘려주는 게 최고치라는 것이다.
 
식량 모험가의 대안을 다양하게 소개했지만, 저자는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던졌고, 인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를 제시했다.
 
생산을 늘리는 것보다 어떻게 골고루 분배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또, 기껏 생산한 과일과 야채를 모양이 예쁘지 않다고 버리고, 유통기한이 다 됐다고 버리는 식의 낭비를 막는 것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쉽지 않지만 100억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 생태계와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인 셈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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