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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 뭐 그리 대단해…국민의힘 후보가 이긴다"

[SUNDAY 인터뷰]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경빈 기자

시곗바늘을 약 8개월 전인 지난해 5월 22일로 돌려보자. 그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김종인(81)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공식 확정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25%대에 머물러 있었다. 창당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반면 ‘윤미향 논란’ 와중에도 문재인 대통령(62.3%)과 민주당(42.5%) 지지율은 고공비행 중이었다. 미래통합당은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에 밀렸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상
안 후보, 자기 아니면 안 된다 식
‘당내 경선 또는 등록 전 단일화’
결심 서면 연락 달라 최후통첩

현 정부 4년간 내세울 업적 없어
유권자 수준 높아 당근책 안 먹혀
재난지원금, 피해 본 사람만 줘야

이후 김 위원장은 당의 간판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꿇고 사죄했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대해 사과했다. 여당과의 극한 대립을 지양하고 비호감도를 줄이면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민심을 흡수해 나갔다. 기본소득 등 사회적 현안도 선점했다. 이슈화 능력이 취약한 국민의힘에 최적화된 전략을 취한 셈이다.
 
지난 11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3.5%까지 올라 민주당(29.3%)을 추월했다. 서울의 정당 지지율도 32.7%로 1위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장 지지 후보 1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패할 경우 제1야당은 존재 이유를 사실상 잃는다. 그렇다고 필승 구도를 위해 안 대표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하면 제1야당의 입지가 극히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김 위원장은 어떤 활로를 모색하고 있을까. 지난 12일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단호한 화법으로 제1야당이 걸어가야 할 ‘당위’를 역설했다.
  
“안철수 후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전직 대통령 유죄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탄핵당한 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진즉에 했어야 할 일이다. 찬반이 나뉘어 옥신각신 투쟁만 했지 당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안 하다 보니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그런 결과를 맞이하지 않았나.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변할 수밖에 없다. 위기의 근원이 뭔지 알아내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이젠 예전 모습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5·18 묘역 ‘무릎 사과’도 반향이 컸다.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발언이 과거 당내에서 나왔다. 모두가 인정하는 민주화운동을 유독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니 국민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선 근본적 사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이 온 뒤 당 지지율은 올라갔지만 국민의힘 소속 대선 주자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아직 우리 당에서 일치된 후보를 내놓지 않았다. 경선이 시작되면 차근차근 후보자들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다.”
 
당내 후보는 많지만 안철수 후보 한 명에게도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안 후보는 마치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이다. ‘안 후보가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여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안 후보 외에는) 아무도 없다. 서로 경쟁을 통해 후보를 내는 것이다. 내가 대장이니 내가 단일후보로 나서겠다? 이런 사고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당내 유력 인사들이 안 대표와의 연대를 거론한 데 대해 격노했다고 들었다.
“안 후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입당을 하느니, 합당을 하느니, 이따위 소리들을 꺼내나. 누가 이 당을 대표하는 사람인가. 그런 말을 뱉어 결국엔 당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제발 그런 얘기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안철수’를 자꾸 거론하는 건 ‘단일화하지 않으면 진다’는 절박함 때문 아닐까.
“그래서 내가 오래전부터 얘기했지 않았나.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치르든지, 아니면 국민이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우리 당 후보가 정해진 뒤 (3월 초 후보 등록 직전까지) 단일화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두 가지 방법뿐이다. 다른 얘기는 해봤자 의미가 없다.”
 
지난 6일 안 후보와 회동한 뒤 ‘앞으로 만날 일 없다’고 했다. 접점을 못 찾았나.
“내가 그날도 방법은 둘밖에 없다, 둘 중에 하나로 결심이 서면 나에게 연락을 달라, 그런 식으로 말했다.”
 
안 후보는 별 반응이 없었나.
“그렇다. 본인의 결심이 서야 만나지 내가 더 이상 말할 이유가 뭐 있겠나.”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안 후보의 지금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는데.
“과거 사례를 봐도 선거 몇 달 전 초기 지지율이 1등이었던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가지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
 
3자 구도로 가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맞다. 이길 수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가 안 되더라도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면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면 3자 구도(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 안 후보)로 가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국민이 용납하겠나.”
  
신세대, 불평등·불공정·불의 싫어해
 
1995년 서울시장 선거 때 조순 후보도 야권이 분열된 3자 구도에서 당선됐다.
“그때도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 안 후보는 당시 박 후보만큼 지지율이 높지도 않다. 겨우 20%대인데 그 지지율도 분석해 보면 우리 당 지지층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도 있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표심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으로 가게 돼 있다. 그럼 (안 후보에게) 남는 게 뭐가 있겠나.”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백신과 재난지원금 이슈 등을 들고나올 수 있다.
“그런 유혹은 잘 먹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유권자들은 그런 얘기에 좌우될 정도로 수준이 낮지 않다. 특히 서울 유권자들은 지식수준이 매우 높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내세울 업적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공통된 인식 아니겠나.”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건가.
“그렇다. 우리 당의 훌륭한 후보를 만들어내는 게 내 책무다. 그 사람을 당선시키는 일도 내 책무다. 그 외에 다른 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참신한 이미지의 경제인을 영입할 거란 얘기도 나온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문 대통령이 장밋빛 경제 전망을 내놨다.
“신년사에서 ‘코로나19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인다’고 했는데, 현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 반등이란 전제 없이) 독자적으로 금방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건 너무 낙관적이다.”
 
부동산 논란에 송구하다는 표현도 썼다.
“부동산 정책을 24번이나 내놨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올해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국민은 예상한다. 투기를 잡는다고 세금을 올리면 주택값은 더 오르게 돼 있다.”
  
4월 보선 끝나면 당에 있지 않을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관훈클럽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관훈클럽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유동성 과잉 시대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이 여권에서 다시 제기된다.
“이 정부는 예측 능력이 없다. 3차 재난지원금 예산 확보도 처음에는 관심도 안 가지다가 나중에 겨우 확보한 게 3조원 아닌가. 그 돈으로 안 되니 예비비 등을 끌어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경제가 돌아간다고 했는데 여당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을 얘기하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다.”
 
추가 지원도 선별 지급이 맞다고 보나.
“당연하다. 안 그래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재난을 당한 사람에게 지원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지원할 정도로 과연 대한민국 재정이 풍부한가.”
 
코로나 방역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예측 능력이 빵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전문가들도 충분히 경고했지만 자기들의 K- 방역만 믿고 괜찮을 거라고 했다. 그러다 백신도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은 뭔가.
“불평등·불공정·불의·비민주, 이런 걸 신세대는 가장 싫어한다. 다음에 대통령이 될 사람이 이런 분야에서 확고한 신념을 갖지 못하면 무척 힘들 것이다.”
 
정권 심판론이 통할 것으로 예상하나.
“그렇게 본다.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하면 정치 지형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4월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 당에서 비대위원장을 더 맡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럴 일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 당이 너무 왜소하게 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해서 차기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놓고 나는 그만둔다고 늘 얘기해 왔다. 보궐선거가 끝나면 더 이상 나는 이 당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4월 이후 국민의힘이 어떻게 갈 것인지는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김영준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18일 발간되는 월간중앙 2월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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