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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개 재판서 "박원순이 성추행" 밝혔다고···수사 대상된 판사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재판을 한 판사들이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인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이하 적폐청산연대)가 “박 전 시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5일 해당 재판부를 경찰청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적폐청산연대는 전날(14일) 법원이 서울시 공무원의 성폭행 혐의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점을 문제 삼았다. 경찰과 검찰이 공소권이 없다며 수사하지 않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단정적으로 판단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준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 공무원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판시했다.
지난해 7월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신승목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대표. 뉴스1

지난해 7월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신승목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대표. 뉴스1

"성폭행 사건과 박원순은 별건"

신승목 적폐청산연대 대표는 "재판부가 수사도 하지 않은 별건 사건을 끌어들여 박 시장님을 성추행범으로 단정했다"며 "박 시장님을 또다시 죽이는 위법한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전혀 다른 별건인 성폭행 재판에서 피해자 측의 일방적 주장만 들었다"며 "성추행 고소가 무고라는 증거도 있는데 이것을 재판부가 확인했는지 의문"이라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 박 전 시장이 언급된 것은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공교롭게도 동일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나 때문이 아니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때문"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말이 타당한지 알아보기 위해 피해자의 상담기록 등을 들여다봤고,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받았지만, 피고인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다"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A씨에겐 징역 3년 6월이 선고됐다.
지난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수사내용 공개를 촉구하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 뉴스1

지난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수사내용 공개를 촉구하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 뉴스1

피해자 측 "사법부 모욕"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적폐청산연대의 고발은) 사법부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가 여러 가지 사실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판단했다”며 “자기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나왔다고 재판부를 모욕하고 고발하는 것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약 판결에 문제가 있을 시 가능한 항소나 상고 절차가 있는데 재판부까지 고발하는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인 정태원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스)는 "재판에서 원고와 피고가 내놓는 증거자료를 가지고 심리하다 보면 관련된 다른 형사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며 "어떤 사실을 인정하는지는 법원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별건 재판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판사가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말이라 박원순 성추행을 확정적으로 단정 지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영결식 영상 내려라" 민원 재접수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는 판결이 선고된 날 “서울시와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박 전 시장의 온라인 영결식 영상을 삭제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의 판결문을 제시하며 "고인을 미화하고 용인하는 일을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김재련 변호사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 14일 김재련 변호사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앞서 유사한 민원이 지난해 8월에도 방심위에 접수됐으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면서 '해당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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