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동부구치소로 코로나19 방역복을 입은 채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14일 법무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현행 법무시설기준 규칙상 국내 교정시설 내 1인당 최소 수용공간 면적은 독거실 기준으로 5.4㎡(화장실 미포함)다. 혼거실 기준으로는 3.4㎡(화장실 포함)다. 한국 교정시설은 독거실이 아닌 혼거실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반면 독일은 1인당 최소 면적이 독거실 기준으로 9㎡, 혼거실 기준으로는 7㎡에 달한다. 한국의 2배 수준이다.
다른 나라들도 한국보다 넓다. 미국은 독거실은 5.57㎡로 비슷하지만 2인실은 3.72㎡, 3인실 4.67㎡로 넓다. 영국은 독거실 6.8㎡, 2인실 4.9㎡다.
정원 대비 수용률은 110%…일본은 67%
한국은 가뜩이나 최소 면적도 좁은 데, 정원 기준보다 많은 수용자를 수감하고 있기 때문에 과밀이 더 심각하다. 2020년 2월 29일 현재 국내 53개 교정시설의 평균 수용률은 110.3%로 100%를 초과했다. 영국(109.8%)과 미국(103.9%)도 100%를 초과하지만 스웨덴은 90.8%, 독일 85.2%, 일본 66.8%에 그친다.
전체 교정시설 30년 넘은 노후 건물 50%
교정본부 관계자는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정시설 신축·증축을 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예산 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지역 사회의 님비(NIMBY) 현상이 강한 탓에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님비란 ‘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의 약자로, 시민들이 “자신들의 주거지에 혐오시설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강력하게 반대하는 행동을 뜻한다.

14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인 연간 교정비용 2천만원…스웨덴 2억원
현재 교정직원 수보다 수용자가 110%로 초과하는 상황에서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수용자 인권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이 늘어나 교도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는 점도 인력 부족을 심화하는 요소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결수 비율 낮춰야”
2020년 2월 29일 현재 한국 교정시설의 전체 수용자 중 미결수 비율은 34.2%에 달한다. 일본(10.8%)이나 미국(21.6%), 독일(21.7%)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교정본부도 14일 과밀 수용을 완화하기 위해 전국의 수감자 900여 명을 가석방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최근 기고를 통해 “근본적으로 구속 자체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가 아니라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