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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 성지에서 땅밟기···3000명 모은 최바울 종말론 정체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백성호의 현문우답]

 
#풍경1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코로나 비상 시국에 약 3000명이 모여서 1박 2일간 집회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인터콥 선교회 소속의  ‘BTJ열방센터’ 입니다. 방역 차원에서 5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상황이었을 때도 무려 2797명(중앙방역대책본부가 파악한 인원)이 모였습니다. 게다가 BTJ열방센터 방문자 중 241명(16일 기준)이 코로나 확진 추정자이며, 추가 감염자는 515명이었습니다. 
 
선교단체 인터콥을 설립한 최바울 선교사는 종말론을 강조한다. [유투브 캡처]

선교단체 인터콥을 설립한 최바울 선교사는 종말론을 강조한다. [유투브 캡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BTJ열방센터 방문자의 상당수가 자신이 다니던 각 교회로 돌아갔습니다. 그럼 코로나 집단감염이 각 교회를 통해 더 확산될 위험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어떻게 2797명이나 모여서 집회를 할 수가 있었을까요. 집회 참가자들도 코로나 감염의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여기에는 놀라운 이유가 있습니다.  
 
#풍경2
 
개신교계는 최바울 선교사가 창시한 선교 단체인 인터콥이 ‘기독교 시온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BTJ열방센터의 ‘BTJ’도 ‘백 투 더 예루살렘(Back to the Jerusalem)’의 약자입니다. 이들은 1948년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국가를 설립한 것이 성경의 예언이 실현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최 선교사는 신약성경 중 ‘요한계시록’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며 종말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한계시록’에는 온갖 비유와 상징과 숫자가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종말론적 분위기가 전편에 깔려 있고 예언적 성향이 강한 계시 문학입니다. 문제는 ‘요한계시록’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신앙에 적용하기 시작할 때 불거집니다. 최 선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요한계시록’에 근거해 세상 끝날이, 예수의 재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줄기차게 강조합니다.  
 
선교단체 인터콥 회원들이 집회에 참석해 양팔을 든 채 기도하고 있다. [중앙포토]

선교단체 인터콥 회원들이 집회에 참석해 양팔을 든 채 기도하고 있다. [중앙포토]

 
최 선교사는 설교에서 “DNA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우리의 DNA(유전자) 조작이 가능하다”라거나 “빌 게이츠가 투자한 게 DNA 백신이다. 백신을 맞으면 그들의 노예가 된다”라고 발언한 적도 있습니다.     
 
#풍경3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코로나 시국에, 다들 몸을 사리는 와중에, 어떻게 BTJ열방센터 집회에 2797명이나 모일 수 있었는지 말입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최 선교사의 종말론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끝날이, 예수의 재림이 코앞에 닥친 상황인데, 이까짓 코로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코로나를 ‘요한계시록’에서 예언한 환란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최 선교사의 해석과 관점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냐고요? ‘요한계시록’에 대한 문자적 해석은 기독교 이단 단체들이 자주 써먹는 ‘단골 메뉴’이기 때문입니다. 신ㆍ구약 성경을 통틀어 신천지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요한계시록’입니다. 신천지 측은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곳은 오직 신천지뿐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신천지 역시 ‘요한계시록’에 근거한 말세론과 예수의 재림을 주장합니다. 이외에도 기독교 이단사의 숱한 단체가 말세와 구원의 논리를 펼칠 때 ‘요한계시록’을 중점적으로 써먹었습니다.  
 
인터콥은 이스라엘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해외선교를 하다가 분란을 빚기도 했다. 인터콥 집회 장면. [중앙포토]

인터콥은 이스라엘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해외선교를 하다가 분란을 빚기도 했다. 인터콥 집회 장면. [중앙포토]

 
#풍경4
 
인도 북부의 보드가야에는 마하보디 사원이 있습니다. 이 사원에는 오래된 보리수가 한 그루 있습니다. 2600년 전 고타마 싯다르타가 그 아래에서 깨달음을 이루었습니다. 마하보디 사원은 불교 신자들에게는 ‘성지 중의 성지’로 꼽힙니다. 가보면 전 세계의 불교 신자들이 찾아와서 명상도 하고, 기도도 하는 곳입니다.  
 
2014년 이곳에 한국인 대학생 3명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마하보디 사원의 계단에 앉아서 기타를 치며 기독교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사원이 무너지길 기원하는 ‘땅 밟기’와 축복 기도까지 했습니다. 이웃 종교에 대한 존중은커녕, 오히려 ‘배타적 테러’를 가한 셈입니다. 이들을 알아본 한국인 스님이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말렸지만 대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인터콥 수련회에 참석한 학생들이었습니다.  
 
최바울 선교사는 각종 설교에서 "마지막 때가 왔다"며 종말론을 유독 강조한다. [중앙포토]

최바울 선교사는 각종 설교에서 "마지막 때가 왔다"며 종말론을 유독 강조한다. [중앙포토]

 
#풍경5
 
기독교의 본질과 지향을 가장 명징하게 보여주는 게 뭘까요. 그렇습니다. 십자가의 예수입니다. 몸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에고의 눈, 이념의 눈, 교리의 눈, 신념의 눈으로 만든 모든 패러다임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그 모든 우상을 내려놓으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라고 했던 자신의 기도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내 안의 틀, 내 안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릴 때 비로소 우리는 무한한 그리스도의 속성 안으로 녹아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바울 선교사의 인터콥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때가 왔다. 마지막 때가 왔다”며 종말론과 예수의 재림, 최후의 심판에 대한 강고한 패러다임을 오히려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걸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예수가 걸었던 길, 예수가 품었던 영성, 예수가 가리킨 지향. 그 모두로부터 인터콥은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경고했던 ‘우상 숭배’는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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