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시회 CES서 반려로봇 대전
펫 목걸이 통해 소리·심박수 분석
불안·슬픔 등 5가지 감정 폰에 전달
만지면 꼬리 흔드는 교감 로봇
주인 표정·감정 읽는 AI 고양이도
코로나 여파 생활 도우미 로봇 쏟아져
지난 1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막한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 가전쇼(CES) 2021’에서 주목받은 반려로봇이다. 올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 도우미’ 역할은 물론 집 안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의 ‘감정’까지 알려주는 신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반려견 음성 분석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해 446억 달러(약 49조원)에서 2025년 730억 달러(약 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로봇이 주방 서빙이나 사무실·호텔 안내, 청소·방역을 담당하는 시대가 더 가까워졌다.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펫펄스 같은 ‘감정 번역 로봇’도 등장했다.
미국의 로봇 업체인 케어 클레버는 돌봄 로봇 ‘큐티’를 내놨다. AI와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호출하면 곧바로 근처로 이동한다. 몸통 윗부분에 달린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의료진과 상담하고, 응급 상황이 생기면 긴급 연락처로 즉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주인 쓰러지면 지정된 병원에 SOS 전화

안내원 역할 로봇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리 방역’을 위한 반려로봇도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유카이엔지니어링은 부드러운 꼬리가 달린 ‘쁘띠쿠보’로 인기몰이를 했다. 손으로 쓰다듬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주변 소리에도 반응한다. 꼬리를 움직이는 형태가 80여 개다.

반려로봇 마이캣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조만간 상용화가 가능한 로봇 제품을 내놨다.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이 들어간 로봇 청소기 ‘제트봇 AI’를 공개했다. 여기에 들어간 3차원(3D) 센서는 기존의 2차원 센서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낮은 높이의 물체, 복잡한 구조물을 인식한다. 또 1m 안에 있는 수건이나 양말, 전선, 반려동물의 배설물 등을 스스로 인식해 피해 간다. 주방에서 물컵과 숟가락을 대신 놔주는 ‘삼성봇 핸디’, 쇼핑몰·레스토랑 등에서 주문·결제·서빙을 지원하는 ‘삼성봇 서빙’ 등도 선보였다.
LG전자는 ‘클로이 살균봇’을 들고 나왔다. 호텔과 병원 등에서 사람 대신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이다. 자율주행과 자외선 살균 기능을 갖췄다. 클로이 살균봇은 올 상반기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북미 지역 등에 판매될 계획이다.
허석준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이번 CES 2021은 ‘로봇의 향연’이라 할 만큼 청소·방역·건강관리·교육 등 다양한 로봇이 발표됐다”며 “딥러닝을 통해 기능을 더욱 고도화·세분화하는 게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반려로봇의 대거 등장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관계에 대한 피로감,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고립감을 동시에 느끼는 현대인에게 반려동물과의 소통이 중요해졌다”며 “특히 반려로봇은 선택적 고립과 선택적 소통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이런 기술적 균형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형수·김경진·권유진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