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민생 실태와 코로나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신속하고 유연하게 추가지원방안을 준비하겠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3차 재난지원금은 충분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 이 문제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가 논의를 주도해왔다.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 주장에 정 총리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제동을 거는 모양새였다. 여기에 재차 이 대표가 지원금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세 사람이 서 있는 입장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 해결이 최우선’ 정세균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 총리 측근 인사는 "우유부단해선 안된다. 좀더 분명한 메시지를 내자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방역·지원금 다 잡자’ 이낙연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추가지원방안을 준비하겠다"며 4차 재난지원금 분위기를 띄웠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보편과 선별 등 지급방식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당내 분위기를 점차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참여한 이 대표. 오종택 기자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성과에 정치적 명운이 걸린 이 대표로선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백신 조기 도입 등으로 코로나 상황이 완화된 뒤, 재난지원금으로 유권자의 불만을 덜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야 재정상황과 국민 생활 양쪽을 모두 고려하는 ‘합리주의자’ 이미지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편지급론 선점’ 이재명

이재명 경기지사는 연초 정세균 국무총리와 '보편지급 논쟁'을 벌인 뒤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 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며 일단락했다. 연합뉴스
정치권은 세 사람의 이견과 충돌을 단순한 재난지원금 논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 지사와 이 대표간 양강 구도로 전개됐던 당내 차기 경쟁 구도에 정 총리 등 제3의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는 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당내 경쟁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출신(호남)과 경력(총리)등이 겹치는 이 대표와 정 총리는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을 통해 각자의 해법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대표는 사면 문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했고, 정 총리와 이 지사간 전국민 재난 지원금 논쟁이 거세게 붙었다.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재난지원금 국면에서 이 지사가 지지율 상승효과를 가장 많이 누렸고, 정 총리는 선별지급 논쟁을 벌이며 합리·중도 주자로 양강구도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며 “이 대표는 사면론 주장 이후 다소 신중한 기류지만 향후 문 대통령의 반응 등에 따라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